장애계, “예견된 살인사건”...진상규명·책임자 처벌 요구
오이도역과 발산역 장애인 추락 사망사고에 이어 이번에는 경기도 부천에 위치한 송내역에서 또다시 장애인이 선로로 추락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14일 서울 인천간 국철 송내 전철역 승강장에서 시각장애인 장영섭(58)씨가 출구를 찾기 위해 보행 중 실족해 선로로 떨어져 마침 진입하던 열차에 치어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장씨는 집으로 귀가하던 중으로 평소 이용하던 통로가 물청소 관계로 출입이 통제되는 것을 피해 다른 출구를 찾아 헤매다 실족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목격자들의 진술을 바탕으로 사고 당시 물청소 중이었다는 정황과 자세한 현장조사를 벌인 뒤 역사 측의 과실이 있었는지를 가리기로 했다.
한편 이번 사고를 접한 장애계는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사고 발생 다음날인 15일, 인천 장애인이동권연대는 이번 사건을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차별과 배제가 부른 예견된 살인 사건”으로 규정하고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과 관계자 처벌 등을 강력 촉구하고 나섰다.
인천이동권연대는 성명을 통해 “오이도역 사고 발생 이후 줄기차게 전개해온 장애인이동권 확보를 위한 대책 요구에 대해 책임 전가와 예산부족, 인력부족 등으로 차일피일 이뤄오던 현실에서 또다시 장영섭씨 사망 사건이 일어난 것에 대해 분노를 금치 못한다”고 밝혔다. 인천이동권연대는 개인 과실로 치부하려는 역 관계자들에 대한 처벌과 관계 당국의 아직도 산재한 장애인 편의시설 관련 사고에 대한 원천적 대책마련을 강하게 촉구하고 있다.
한국장애인연맹(회장 이익섭·이하 한국DPI)도 16일 성명을 통해 “시각장애인을 고려한 교통편의가 이루어져 있지 못하며 억울한 죽음을 겪고도 사죄와 위로 받기는 커녕 개인의 탓으로 몰아가고 있는 현실 앞에서 더욱 상처를 받고 있는 유가족에게 깊은 조의를 보낸다”고 밝혔다. 한국DPI는 또 “다시는 이러한 죽음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철저한 조사와 사후대책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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