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이 되면 더욱 바빠지는 곳이 있다.
한 여름, 내리쬐는 쬐약볕에 생각만 해도 한순간의 더위를 잊게 해주는 아이스크림, 바로 이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공장들은 7·8월새 눈코뜰새 없이 바빠진다.
바나나 우유 제조사로 더욱 잘 알려진 주식회사 빙그레는 성수기인 여름 한창 때 하루 20∼30만 상자의 아이스크림을 생산해 내고 있다.특히 빙그레가 가지고 있는 4개 지역의 공장 중 경기도 남양주에 위치한 도농공장은 30년간 아이스크림 사업의 독립적 지위를 유지한 빙그레의 모공장으로 이곳에서는 제 1·2·3 공장이 각각 월 평균 6만6천 상자의 아이스크림, 4만5천8백 상자의 우유, 3천 상자의 초코 케이크를 생산해 내고 있다.
이곳 생산라인에서 일하는 근로자는 400여명, 이 중 하루 2교대의 고된 근무에도 빙그레 웃음을 잃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10여명의 청각, 지체 장애인 근로자들이다. 이들은 각각 우유를 생산하는 제1공장과 빙과류와 아이스크림 등을 생산하는 제2공장에서 나름대로의 숙련된 기술로 맹활약 중이다.
아이스크림 생산과정 중 전처리 과정인 믹스 반에 근무하고 있는 오민호(29·청각2급)씨는 빙그레 공장 생산직 3년 차 베테랑이다. 2년 전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의 채용박람회를 통해 연계되어 이곳에 입사한 후 설비이송과 포장 등의 비교적 단순한 하급 공정을 거쳐 지금은 3년차 경력에 걸 맞는 믹스 반에서 근무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오씨는 빙과류나 아이스크림의 원료들을 이송하고 배합하는 일을 한다. 어릴 적 중이염으로 60%의 청력을 잃게된 오씨는 처음 입사 후 동료나 상사들과의 의사소통에 약간의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처음, 공정기술을 익히는 과정에서는 건청인의 2배에 가까운 시간이 소요됐고 오씨의 장애를 이해하지 못한 동료와의 트러블도 생겼다. 그러나 장애인 고용담당자의 자상한 중재와 오씨 자신의 노력으로 머잖은 시간 이후 비장애인과 같이 생산에 일익을 담당하며 동료들과 자연스레 어울릴 수 있었다.
밤, 낮의 2교대 근무가 무척 고되긴 하지만 그래도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있어 힘이 된다는 오씨. “요즘 같은 경우 정신 없이 바빠요, 그냥 내 앞에 주어진 일에 충실할 겁니다” 오씨는 자신의 일에 충분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 빙과류 포장공정에서 근무하는 박숙현(25·지체4급)씨가 낱 포장된 빙과류를 갯수에 맞추어 상자에 담고 있다.
빙과류 포장공정에서 근무하는 박숙현(25·지체4급)씨는 지난해 공장에 일이 없어 잠깐 쉬다가 3달 전 다시 들어온 경우이다. 다리가 약간 불편한 박씨에게 종일 서서 해야하는 일이 불안하고 걱정스러워 보이지만 동료들은 박씨가 장애를 가지고 있는지 모를 정도라고.
낱 포장된 빙과류를 갯수에 맞추어 상자에 담는 일을 하는 박씨는 “별로 어려울 게 없는 단순한 작업이라 웃으면서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박씨가 끝내놓은 포장상자를 냉동창고로 이송하는 업무를 하고 있는 한영섭(31·지체5급)씨도 역시 보행에 약간의 장애를 가진 지체장애인이다. 포장된 상자들을 기계를 이용해 이송하는 일은 완료된 제품이 녹는 등의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분, 초를 다퉈 신속한 동작을 요하는 작업이다. 그러나 역시 한씨에게 불편한 한쪽 다리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장애인 고용을 담당하고 있는 총무팀 배성일씨는 장애인근로자의 경우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일과 일터 환경에 대한 적응이라고 말한다.
특히 장애인 고용에서 이직률이 높게 나타나는 이유로 배씨는 동료들과의 관계와 이에 대한 적응 때문이라고 지적한다.사주는 장애인고용을 선택했을 때 이미 그에 대한 득과 실 등을 파악한 상태이며 생산직의 경우 비장애인 근로자의 100% 몫을 장애인에게 기대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배씨의 설명. 그러나 동료의 경우 그에 대한 준비와 배려가 사전에 이루어지지 않은 탓에 1일 근무량이 정확히 나타나는 생산직의 경우 장애인근로자가 다하지 못한 몫이 다른 동료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것. 그래서 동료들과의 트러블이 생기고 이에 연유에 직장환경에 적응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에 직접적으로 일로 부딪히는 동료들의 장애인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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