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율 인상, 수급률 인하
보험료율 인상, 수급률 인하
  • 박지혜
  • 승인 2003.08.29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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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저출산-고령화로 제도개선 불가피노총, 설익은 재정추계치로 졸속처리 말라경총, 기업 경쟁력에 타격, 9%이상은 불가
""생활자""는 오늘도 길을 걷다가 전자대리점에 전시된 텔레비전에서 뉴스앵커가 ""국민연금법이 개정된다""라고 하는 말을 우연히 듣는다. 생활자는 지금 국민연금 가입자이기 때문에 솔깃해진다. ""더 내고 덜 받는다""고 하는데 ""이게 무슨 소린가"" 의아하다. 생활자는 밤에 잠자리를 뒤척이다가 다음 날 아침 복지부 연금정책과로 전화를 걸어 개정되는 내용을 알아본다. ""02-504-1101 뛰- 뛰-"", 잠시후 직원이 전화를 받아 생활자는 자초지종을 묻는다.
생활자 : 연금법이 어떻게 달라진단 말입니까?직  원 : 크게 달라지는 부분은 보험료율(내는 돈)과 소득대체율(받는 돈)입니다. 그리고 보험료율은 지금 바로 달라지는 것은 아니구요 2010년부터 적용됩니다. 보험료율이 현행 소득의 9% 내는 것이 2010년부터 5년마다 1.38%씩 인상됩니다. 2030년 15.90%까지 인상한 후 2070년까지 그대로 유지될 예정입니다. 그리고 소득대체율은 현행 60%에서 2008년에 50%로 인하하되 2004년부터 2007년까지 55%를 적용해 국민충격을 완화할 것입니다. 또 달라지는 부분은 노령연금 조기수급을 억제하고 고령근로를 장려하기 위해 조기수급 1년당 감액율을 현행 5%에서 6%로 상향 조정하고, 조기연금 수급자가 60~64세에 소득 활동을 하는 경우 지급이 정지돼 고령자 근로의욕을 저해했는데 정지하지 않고 감액만 하는 재직자 노령연금을 적용해 고령자 근로를 유인할 예정입니다. 조기수급 감액의 경우 현재는 5년 일찍(55세) 수급시 75%의 지급율을 적용하나 개선시 70%를 적용하므로 현재보다 급여액이 낮아집니다.
생활자 : 저는 88년도에 가입했는데 중간에 법이 바뀐 적도 있고 해서 수급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헷갈려서...직  원 : 네, 1988년부터 98년까지 기간에는 70%, 99년부터 2003년 기간에는 60%, 2004년부터 2007년에는 55%, 2008년부터는 50%의 소득대체율이 적용됩니다. 현행법이 달라지더라도 기존 가입자와 수급자의 기존 가입기간에 대해서는 종전의 소득대체율을 적용해 기득권을 보장하는 것입니다.

생활자 : 지난번 98년도에도 법이 달라진 걸로 아는데 이번에는 왜 또 개정하는 겁니까?직  원 : 연금기금이 소진될 우려가 있어 연금기금 장기재정 안정화를 위해서입니다. 현행대러 유지된다면 2036년에는 기금이 적자로 돌아서고 2046년에는 기금이 고갈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면 결국 미래세대가 과중한 부담을 안아야 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를 완화하고 미래세대가 부담 가능할 정도(최고 2030년 15.90%)가 되도록 개선한 것입니다. 그리고 기금이 소진되는 데에는 크게 두 가지 측면으로 원인을 분석할 수 있습니다. 저출산에 고령화로 가는 우리나라의 인구구조의 변화와 저부담-고급여 체계로 설계된 국민연금 수급구조의 구조적 불균형 때문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출산율은 1.75명인데 이 추세대로라면 수급자는 많아지는데 보험료 부담자는 턱없이 줄어들어 균형을 잃게 됩니다. 또 현재 가입하고 있는 평균소득자의 수익비(보험료납부총액 대비 수급급여총액)는 대략 2배 수준이며 보험료율을 2배로 인상하거나 소득대체율을 절반 수준으로 삭감해야 수지균형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생활자는 전화를 끊고 연금을 계산해봤다. 생활자의 한 달 봉급은 150만원이다. 남은 보험료 납부기간인 25년간(88년 가입) 봉급이 고정된다고 봤을 때 24년간 매달 13만5천원의 연금보험료를 내고 90만원의 연금을 탄다. 그런데 개정안대로라면 2010년부터는 15만5천7백원, 2020년부터는 16만1천8백원을 내고 월 75만원을 받게 된다. 그러면 생활자의 아들이 고정 봉급 2백만원이라 가정하고 2010년에 연금보험에 가입한다고 하자. 아들은 2010년부터는 20만7천6백원을, 2020년부터는 26만2천8백원을 내고 2030년부터는 31만8천원을 20년간 내야 월 100만원의 연금을 타게 된다. 아들은 현행대로라면 월 18만원을 내면 월 100만원을 탈 수 있다.
생활자는 머리가 아프다. 지금 다니는 직장을 곧 그만두게 될 것 같기도 한데 그렇게 되면 연금 가입을 해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수급액이 얼마나 되나. 생활자는 인터넷을 통해 찾아보았다. 60%의 소득대체율은 연금 최고 가입기간인 40년을 다 채웠을 때의 이야기다. 그런데 통계 자료를 보면 일반인의 연금 가입기간은 평균 21.7년이고 이에 따른 실제 연금 소득대체율은 30% 선에 머문다고 한다. 생활자는 이런 생각이 든다. 그러면 ""저부담-고급여""라는 말은 타당성 있는 말일까?
생활자의 직장동료들도 연금법제정안을 듣고 와서 한마디씩 한다. ""노 대통령은 국민연금 용돈연금으로 전락시키지 않겠다고 해 놓고선 이게 뭐냐"" ""정부의 봉은 국민이냐? 모든 걸 국민한테 떠넘기려 하니, 원"" ""출산율이 저조하면 출산장려를 해서 육아비 교육비 대폭 지원하며 될 거 아냐"". 다들 마음에 안 들어하는 기색이다.
퇴근 후 집에 오니 마침 텔레비전에서는 ""국민연금 제도개선 방안에 관한"" 공청회가 방영(가상)되고 있었다. 한국노총의 경일오 국장이 발언하고 있었다. ""저희 한총과 민총, 그리고 참여연대 3개 단체는 이번 정부의 개선안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다. 정부가 국민연금액 인하의 근거로 삼은 국민연금 장기재정추계의 가정에 대해 우리는 심각한 의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연금재정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인구변동에서 정부의 재정추계대로라면 2150년경에 우리나라 인구는 0명이 된다. 그리고 우리는 보험료율을 9%로 고집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적정한 수준의 연금이 지급되고, 연금제도 운영의 신뢰성이 확보되고 납득할만한 재정추계가 제시된다면 우리는 그에 걸맞는 보험료를 부담해야 한다고 판단한다. 우리 나라 국민연금은 연금액 조정에 앞서 더 시급한 개혁과제를 갖고 있다. 약 6백만명으로 추정되는 국민연금 미가입자 문제에 대한 아무런 대책도 없이 연금액을 조정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전인구의 1/3이 연금을 받지 못하게 될 상황에서 연금액 조정이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이번은 국민연금법 개정이후 처음으로 시행되는 제1차 재정추계이다. 우리는 아직 정부가 신뢰할만한 경제, 사회, 인구학적 전망치와 사회적으로 합의된 재정추계모형을 갖고 있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정부가 설익은 재정추계치를 근거로 전국민의 노후가 달린 국민연금제도를 졸속으로 처리하지 않기를 기대한다.""
다음으로 한국경영자총협회에 이경범 위원이 발언한다. ""우리는 급여율은 40%, 보험료율은 9% 동결하자는 주장이다. 선진국 어디에도 60% 지급하는 데가 없다. 영국 52%, 독일 43.6%, 캐나다 55%, 대체로 40,50%에 머물고 있다. 지금 국민이 상대적으로 60에 비해 50이 낮다고 느끼는 것 같은데 법 제정시 너무 낮게 책정한 게 문제였다. 또 기업은 퇴직금 8.3%와 연금 4.5% 합해 12.8% 부담하고 있는데 보험료율을 인상하며 기업 경쟁력에 타격이 크다. 독일의 경우는 기업이 9.8% 부담하고 있다. 정부는 퇴직금은 간과한 것 같다. 근로자의 수급률은 이미 60%를 넘어선다.""
다음은 국민연금연구센터 노민철 소장.""급여율이 깎임에 따라 연금이 용돈 수준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며 비판의 소리가 있는데 이는 지난날과는 다른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 인구구조의 변화와 감속 경제 성장 등으로 인해 노후 소득 보장을 국가가 모두 해결해 주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국가가 책임지는 국민연금에서는 ""최저생계비"" 정도의 급여를 보장하는 대신, 기업이 책임지는 기업연금(퇴직금), 개인이 책임지는 개인연금 및 기타 저축 등 다원화된 노후 소득원을 통해 안정적인 노후 소득을 확보해야 한다. 다만 최저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연금급여액이 예상될 경우가 문제다. 이 경우에는 국민연금이 아닌 별도의 정부재정을 통해 부족한 급여액을 지원해 주는 방향으로 운영해야 바람직하다.""
""국민연금법 개정을 위해 19일부터 20일간 입법예고에 들어갑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정부의 국민연금 제도개선안에 대한 학계, 재계, 노동계 측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보험료율과 수급률에 대해서는 의견을 달리하면서도 공통적으로, 정부의 사회보장제도에 대한 불신과 연금기금에 대한 국가의 어느 정도 부담, 연금제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해소가 급선무,로 의견이 모아집니다.""는 사회자의 마무리 멘트를 듣고 생활자는 텔레비전을 껐다. ""아들은 벌써부터 부모는 나몰라라 하는데 늙어서 무얼 해서 무얼 먹고 살아야 하나. 후-, 이제 정부에도 기대지 말라 하고 땅 투기를 하면 한밑천 벌 텐데 종자돈 여유도 없고 앞날이 불투명하니...""
장애인연금의 경우...미완치 장애 및 질병의 장애등급 결정 유보기간을 현행 2년에서 1년6개월로 6개월 단축(장애등급이 결정돼야 장애연금 수급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