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아 주신기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회장을 만나 올해 주력 사업 및 현안 등에 대해 들어봤다. 주신기 회장은 장애계가 한 마음 한 뜻을 모아 통합되는 것이 급선무라고 재차 언급하면서 올해에는 전국민의 관심사인 4월 총선에서 장애계의 정치참여 및 자기대표성 확보 등을 위해 장애계가 한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특히 지난해 장애인복지재단 발기 단계에서 장애계가 양분돼 움직인 데 대해 회장은 ‘장총련의 설립안이 장애계 전체를 대표할 수 없다고 판단, 한국장총도 설립안을 내게 됐다’고 입장을 밝히면서 주요한 사안에 대해 양 단체가 논의없이 각각 행동하는 데 대해 안타까움을 숨기지 못하고 열변을 토했다. 주신기 회장은 임기(2001~2004) 마지막 해이기도 한 올해에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연내 제정토록 하고 장애계가 화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장애인차별금지법 금년내 제정, 장애인단체 인가 신중해야 *4월 총선서 장애계 대표의 정치참여 확대 위해 노력할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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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장애계가 한마음 한뜻으로 뭉쳐야 할 때라고 말하는 주신기 한국장총 회장▲ 지난해에도 장애계는 장애인권을 확보하기 위한 많은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지난해를 돌이켜볼 때 소감이 어떤지 듣고 싶습니다. *- 지난해는 이렇다할 만한 성과물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대신 올해 풀어야할 과제는 많이 가지고 온 듯합니다. 예를 들면 LG카드로 발생한 장애인복지기금을 두고 단체간의 갈등이 있어 왔는데 이를 해결해야 할 것이고 지난해 제정하려고 했으나 올해로 이월된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을 추진해 올해 안에는 완결되도록 해야 합니다. 특히 오는 4월에 있을 총선에서 장애인 당사자의 정치참여를 위해 전력을 다할 생각입니다. * 
▲ 이미 올해 추진 사업을 말씀하신 것 같은데 한국장총의 2004년도 주력 사업을 보다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십시오. *- 올해 총선이 있는 만큼 장애인단체총선연대의 활동에 주력해 장애인 자기대표권 확보를 통해 장애인들의 정치참여의 길을 열어갈 것입니다. 더불어 각 당에 사업우선순위, 예산확보 등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토록 요구해 장애인복지발전 5개년계획이 실천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특히 앞서도 말했지만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입법화되도록 주력해 장애인권이 보장되는 사회 실현에 앞장설 것입니다. 또 시민사회단체들과의 협력과 교류를 통해 장애인권운동을 시민사회운동으로 끌어올리고 장애인단체들간의 화합을 다지는데도 노력할 방침입니다. *▲ 지난해 장애인재단 설립에 대해 장총련과 한국장총이 안을 따로 제출했는데 이에 대한 입장이 어떠신지, 그리고 기금의 올바른 운용에 대해 한국장총의 의견이 있을 줄로 압니다. *- 섭섭합니다. 저는 근본적으로 재단을 설립한다는 데에 반대해 왔습니다. 법인 설립보다는 기구를 만들어서 복지부, 학계 및 여타 전문가들이 동참해서 중지를 모아 기금을 관리 운용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그러나 벌써 대세가 법인설립으로 흐르고 있기 때문에 그에 따를 수밖에 없는 입장입니다. 지난해 장총련은 일방적으로 재단설립 발기인 총회를 갖고 재단설립을 추진했는데 장총련이 장애계 전체를 대표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한국장총도 부득불 재단 설립안을 제출하게 됐습니다. 아주 화나는 일이지요. 하나의 재단설립을 두고 장총련과 한국장총이 각각 따로 설립안을 내서 겉으로 보기에는 이 또한 양측이 싸우는 모습으로 비춰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합의점을 도출해 잡음이 없도록 결론지어야 합니다. 장애인복지기금은 재가 장애인들이 카드를 사용해 적립된 것으로 전체 재가장애인을 위해 쓰여져야 하고 따라서 전체 장애인단체가 포함된 재단을 설립해야 합니다. 현재 장총련에서 추진하고 있는 재단에는 한국뇌성마비장애인연합과 여성장애인연합과 같은 많은 장애인단체들이 소외돼 이들을 대변하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한국장총은 전체 장애인단체가 모두 참여하는 방안이 모색된다면 언제든지 논의할 수 있습니다. 또한 빠른 시일내에 재단설립이 되는 것이 장애인을 위해 유익하다고 생각하며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장애인을 돕는다는 목적입니다. *▲ 장애계가 크게 한국장총과 장총련으로 양분돼 활동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회원단체의 타 단체 이관설이 들리고 있습니다. 현재 회장으로 몸담고 있는 농아인협회의 이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 단체가 나뉘어져서 활동하는 것은 관계 없습니다. 다만 당사자 입장에서 스스로 권익을 확보하고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는 대전제에 대해서는 양측이 다 공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일에 대해 어느 쪽이 주관하느냐 하는 사소한 문제에 대해서는 관여하지 않는다는 생각이며 당사자들의 뜻을 모아 일을 추진하려는 마음 자세만 있다면 장총련과 한국장총 사이에 생기는 파열음도 해결되리라고 봅니다. 그리고 산하단체가 소속을 옮기는 것은 가능합니다. 그러나 이율배반적이라는 생각이 들고 옮기기 전에 많은 고민을 해야 할 것으로 봅니다. 농아인협회의 이관설은 사실무근입니다. 그러나 총회를 거쳐 그렇게 결정된다면 저는 따르겠지만 그 이전에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 합니다. 현재로서는 현실성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
*▲ 주신기 회장은 장애인단체 설립을 인가할 때 복지부의 신중한 검토가 요구된다고 말한다▲ 한국장총의 금년 주력사업이기도 한 총선연대에 대해 질문드리겠습니다. 4월총선에 전국민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고 장애계도 새로운 변화와 장애인권의 발전에 가일층할 수 있는 계기라고 봅니다. 이번 총선에 거는 기대와 총선연대의 활동계획에 대해서 말씀 부탁드립니다. *- 그렇습니다. 이번 4월총선은 어느 때보다도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 것으로 예상됩니다. 장애계도 당사자주의와 장애인복지에 대한 인권으로의 접근이 시도되면서 많은 변화가 일고 있으며 이에 따라 당사자주의와 인권보장을 위해 장애인 유권자들이 나서서 사회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지난 9월 한국장총은 각계에 총선연대 결성을 제안하고 47개 단체가 수락해 지난해 12월 12일 총선연대를 출범했습니다. 총선연대는 장애인 당사자의 정치활동에 단초를 제공할 것입니다. 이미 출범식을 통해 각 당에 장애인의 자기대표 확보와 장애인복지발전 5개년계획의 구체적 실천방안 확보를 요구했으며 앞으로 장애인의 역량을 한곳으로 모아 장애인 당사자를 국회에 보내기 위한 활동을 전개할 것입니다. 더불어 각 당에 장애인복지 10대 과제 제시를 통해 정책 제안을 하고 5개년계획의 실천방안 마련을 지속적으로 촉구할 방침입니다. 또한 장애인의 참정권 보장을 위한 편의시설 확보를 위한 시민주권운동을 전개할 것입니다. *▲ 장애인단체 총선연대 또한 장총련과 합의되지 않고 따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 이번 총선을 기해서 장애계 전체의 목소리를 아우를 수 있는 일원화된 창구가 마련돼야 하고 양측은 함께 참여하고 의논을 해서 총선에 장애계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현재로선 어떤 의논도 이뤄지고 있지 않으며 장총련은 어떻게 추진하고 있는지 모르는 상태입니다. 날짜는 가까워 오고 촉박하기에 장총은 나름의 길을 찾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입니다. *▲ 장애인 단체가 지속적으로 늘어가는 추세입니다. 사업이 중첩됨에도 불구하고 ‘옥상옥’격으로 단체가 설립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 사단법인으로 복지부로부터 인가를 받아서 그 목적에 따라 사업을 하는데 대해서는 이견을 제시할 수 없습니다. 복지부의 책임이 막중합니다. 인가시 단체의 필요성을 깊이 연구해야 하고 이미 유사한 법인단체가 있음에도 세운다면 통합시키는 방법을 취해야 한다고 봅니다. 귀 다르고 코 다르다고 해서 신중한 연구 없이 설립을 인가한다면 예산 낭비를 초래할 뿐입니다. 단체에 지원되는 전체 예산은 늘리지 않고 기존 단체에 지원될 예산에서 빼서 신생 단체에 지원한다면 기존 단체의 사업도 차질을 빚게 됩니다. 현재 한국장총 회원단체 전체와 일부 장총련 회원단체들은 장애인 단체간의 갈등의 동기는 복지부가 제공하고 있다고 공감하고 있습니다.  *▲ 최근 장애계의 반발을 샀던 장애인고용 장려금 축소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지요. *- 저는 장려금 축소에 전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장애인고용촉진기금이 고갈되는 것은 할 수 없습니다. 기금고갈로 인해 장애인의 고용을 장려할 수 없다면 이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맡아서 보장해야 할 문제며 기금이 고갈될 것을 우려해 장려금을 축소시킨다는 것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답답할 따름입니다. *▲ 한국장총 회장 임기가 올해로 만료됩니다. 감회가 새로우실 것 같은데 이에 대한 소감과 임기내 달성하고자 하는 사항에 대해 말씀 듣고 싶습니다. *- 지난 2001년 2월에 농아인협회 회장으로 선출됐고 연이어 9월에 한국장총 회장으로 선출되는 바람에 양쪽의 업무를 파악하느라 분주하기도 하고 어려움이 많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현재의 한국장총을 보는 시각이 회원단체들 입장에서는 ‘아직 멀었다’고 말들 하지만, 제 자랑 같겠지만 본인이 회장이 된 후로는 예전보다 나아졌다고 생각합니다.
 
임기를 마치기 전에 장차법 제정, 무기여장애인연금 제정, 그리고 4월 총선에서 장애당사자의 대표성 확보 및 활발한 정치 참여와 무엇보다 장애계가 한 마음 한 뜻으로 뭉치는 일에 일조하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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