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장애인의 ‘삶’ 드러나 ****▲420은 장애인의 날이 아니라 장애인차별철폐의 날이다! 규탄대회를 마치고 행진하고 있는 장애인 대오 <사진 오픈웰>
420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인들이 거리에 나섰다.
올해 24회를 맞는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기획단(공동대표 박경석 이하 공동기획단)은 지난달 26일부터 노숙투쟁을 진행하며 장애인의 차별 관련 대정부투쟁을 지속해왔다.
아울러 부산, 경남, 충북, 대구, 광주 등의 지역은 각각 14일, 17일, 19일 지역투쟁을 거쳐 서울로 입성해 장애인차별철폐 투쟁의 의의를 알려내는 시민선전전과 대정부투쟁을 지속해왔다.
이에 420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인들은 정부주도의 ‘장애인의 날’ 행사를 거부하고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 모여 장애인의 날을 ‘장애인차별철폐투쟁의 날’로 선포, 결의대회를 가졌다.
 
이 날 행사는 도경만(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공동기획단 집행위원장)씨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개별단체 70개, 지역연대단체 10개 등 총 80개 단체가 모여 장애인 차별에 대한 철폐를 한 목소리로 외쳤다.
아울러 민주노동당과 외국인 이주노동자 모임, KBS 비정규직 모임 등도 참석해 장애차별 뿐 아니라 사회의 소수자 인권에 대해 연대 투쟁할 것을 다짐하기도 했다. *장애인차별철폐투쟁, 또 한번 차별받아
장애여성공감의 박영희 대표는 지난달 26일부터 장애인의 날까지 25일간의  투쟁과정을 설명했다.
박 대표는 “시위 첫날 장애해방열사 최옥란씨의 2주기 추모제는 경찰의 85명 전원연행 앞에 무릎을 꿇어야 했다”며 “같은 날 광화문 앞에 탄핵반대시위는 무리 없이 진행되는 순간에도 장애인은 시민의 취급조차 받지 못하며 또 다른 차별을 받아야 했다”며 기간 투쟁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아울러 장애인단체의 공동요구안에 대해 “예산이 없다”라고 같은 말만 되풀이하는 정부기관에 대해 강력히 규탄했다.
 
이에 민주노동당 심상정 당선자는 “장애인을 위한 수많은 정책과 공약들은 예산없이는 실현될 수 없다”며 “국회에서 장애인정책실현을 위한 예산으로 5조원을 청구해 받아내겠다”며 의지를 표현하기도 했다.  *장애단체에서도 소외받는 여성장애인
이날 경남여성장애인연합 송정문 대표는 “장애인 중에서도 가장 약자인 여성장애인의 삶이 드러나야 한다”며 운을 떼었다.
송 대표는 “여성장애인이라고 해서 집에서 공부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며 검정고시로 공부하고 대학진학까지의 과정에 대해 밝히며 사회적 소수자 중에서도 여성장애인은 가장 약자라고 밝혔다.
송 대표는 여성장애인의 삶과 사랑에 대해 “여성장애인이라고 해서 장애아동에 대한 염려로 임신할 수 있는 권리, 결혼하고 사랑할 권리조차 없다”라고 이야기했다.
아울러 장애단체에서도 “여성이라는 글자가 붙은 단체를 제외하고 여성이 장애인단체 대표가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며 지방장애인단체의 경우 “장애인단체의 대표가 여성이라는 이유로 설거지, 접대 등을 담당한다”며 장애인단체 내에서도 여성장애인은 또 한번 소외됐다고 밝혔다. ***
*▲대학로를 지나 행진하던 중 종로5가에서 행진로 확보를 두고 경찰과 대치하는 장애인들<사진 오픈웰>성장하면서 장애인의 날 싫어져...
공동기획단의 출범부터 3년간 공동기획단과 함께 한 조한나(29 지체 2급)씨는 “장애인의 날, 장애인차별철폐투쟁을 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다”며 “3년 동안 열심히 싸워왔고 그렇기에 미약하게나마 나아지고 있지만 앞으로 얼마나 더 싸워야할지는 미지수”라고 답했다. “하지만 얼마나 더 싸워야 할지의 고민보다 앞으로 어떻게 싸워야 할지가 더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김광표(24 지체 1급)씨는 장애인의 날에 대해 “특수학교에 있을 때 장애인의 날이 되면 좋아서 어쩔 줄 몰랐지만 점점 크면서 장애인의 날이 싫어졌다”며 “장애인의 날 학교도 쉬고, 부모님이 용돈도 주시고, 먹을 것도 많이 주고...하지만 장애인이 무슨 거지도 아니고 1년 동안 찬밥신세다가 장애인의 날 하루 뉴스에 나오고... 우리가 무슨 뉴스 꺼리도 아니고”라며 “지금은 세상이 바뀌어야 해요. 시설에 억압받고 살지 말고 정부도 우리의 요구안에 대해 고민했으면 좋겠습니다”라며 대답했다.  
 
420 공동기획단은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 요구안,장애인 노동권 확보 요구안 등 공동기획단 13대 요구안과 충북, 경남, 부산, 광주지역 요구안 4가지, 특별요구안으로 김도현 동지 석방 요구안 등을 주요골자로 투쟁해 왔다.
 
이날 행사를 끝내고 공동기획단은 마로니에 공원에서 종묘까지 시가지 행진을 했다. 이 과정에서 도로 3,4차선 행진로 확보를 두고 경찰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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