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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하고 있는 한석준씨 최근 한 TV프로그램에서는 머리를 노랗게 염색한 뇌성마비 장애인의 방송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는 바로 KBS 사랑의 가족 보조진행자로 방송활동이 한창인 한석준(23·뇌성마비)씨다.
한씨는 현재 극단 ‘휠’ 연극배우, 사랑의 가족 보조진행, 다큐멘터리 제작스텝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장애인 최초로 연예인이 되고 싶다는 한씨는 “사람들에게 자신을 알리고 싶었고, 장애인도 모든 걸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방송을 할 때 NG가 많이 나지 않는 것은 더 철저히 더 많이 연습한 노력의 결과라고 한다.
현재 한씨가 배우로 있는 극단 ‘휠’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만든 극단이다. 연극배우 초창기 시절 연출자가 장애인인 한씨에게 비장애인보다 더 열심히 해야 한다며 무섭게 지도 했던 생각이 난다는 한씨.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면 꿈을 이룰 수 있는데 많은 도움이 됐던 것 같다고 얘기한다.
소위 ‘날라리’를 연기해보고 싶다는 한씨는 “장애인에 대한 이미지를 깨고 싶다”며 “대부분이 슬프고 우울한 내용을 다뤄서 사람들의 동정심을 자극하지만, 나는 웃음을 주고 편안한 장애인의 일상생활을 보여주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앞으로의 계획은 연극을 꾸준히 하고, 기회가 된다면 영화와 방송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요즘에 장애인을 다룬 영화들이 많이 나오지만 비장애인이 장애인 연기를 하고 있어서 어설픈 게 많이 보인다”며 “비장애인은 장애인 연기를 완벽하게 표현할 수 없다”고 한씨는 말했다.
친구들과 술 마시는 것과 배우 임은경씨를 좋아한다는 한씨는 언젠가 드라마에서 임은경씨와 배우로서 만나길 바란다고 얘기했다.
인터뷰 중간에 기자가 한씨의 발가락을 쳐다보자 “이거 무좀 양말 아니예요. 이건 나한테 장갑이예요”라며 발가락을 움직이는 재치 있는 모습도 보였다.
“열심히 한다면 안 될 것 없다. 힘들게 노력하다보니까 결국은 됐다”며 “꿈은 멀리 있는 게 아니지만 멀리 있다면 내가 잡아 당겨서라도 이뤄야 한다”며 많은 장애인들이 꿈을 갖고 이루면서 살아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리고 방송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 극단 ‘휠’과 사랑의 가족 김학원PD에게도 고맙다는 인사를 잊지 않았다. 그가 출연하는 사랑의 가족 프로그램은 KBS 1TV에서 매주 토요일 낮 12시 10분에 방송된다.
사진 강호정 기자 photoi@openwe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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