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장애인으로 보건복지부 첫 공무원이 된 정재우(여·37·지체 2급)씨를 만났다. 정씨는 기자가 방문했을 때 복지부 신임 장관 임명과 맞물려 개편 작업이 한창일 때라 눈코뜰새 없이 바쁜 모습이었다. 바쁜 틈을 내 포부를 물었다. “승진이나 그 외에 다른 커다란 목표는 없어요. 다만 친구들이 다른 공무원과는 다르게 ‘법이 이러니까 안돼요’란 말대신 ‘해볼께요’라고 말을 하는 열린 공무원이 되라고 부탁해요. 그래서 장애인들의 이야기를 더 많이 듣고 직접 그들의 입장에서 행동하는 공무원이 되는것이 목표에요.”
보건복지부 첫 여성장애인 공무원 정씨는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공개채용에서 11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채용됐다. 3살 때 소아마비에 걸린 그녀는 부모님의 도움으로 학업을 지속할 수 있었고, 가톨릭대 사회복지대학원을 졸업했다. 이후 한국여성장애인연합회 간사, 성폭력상담소 등의 활동과 2년여 서울시 공무원 생활을 바탕으로 현재 보건복지부 장애인복지심의관실 재활지원과에서 근무하고 있다.
정씨는 중증장애와 저소득 이 겹쳐 사각지대에 있는 장애인들이 복지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끌어들이는 것을 중점적으로 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해 장애범주의 확대로 장루·요루, 간질 등 5개의 유형이 확대됐지만 이에 대한 정책이나 대안은 마련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현장의 의견수렴을 통해 지체장애에 많이 편중된 프로그램을 개선, 더욱 많은 장애유형에 따른 모델 및 그에 따른 재활 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정씨는 앞으로 많은 여성장애인들에게 역할모델이 되고 싶고, 현재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터를 잘 닦아 후배들의 길을 열어줘야겠다고 말했다.
“혼자서 우뚝 솟은 큰 나무보다는 숲이 되고 싶어요. 여성장애인들과 숲을 이뤄서 같이 성장하고 언제라도 그 숲에 들어와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지금은 기쁘기도 하지만 무게감과 부담감도 많이 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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