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언에서 노인복지 전문가로 변신한 임희춘 옹.
*“귀찮은 존재가 아니라 어디에서든 찾아주고 불러주는, 즉 필요한 사람이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 저 역시 꾸준히 노력하고 있고요.”
 
실버세대들에게 ‘어구야’라는 유행어로 유명한 코미디언 임희춘(본명 임진상·71)옹. 51년 처음으로 코미디계에 발을 들여놓은 임옹은 금년으로 53주년을 맞고 있다. 코미디계를 은퇴하긴 했지만 아직도 임옹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다.
 
현재 대한노인복지후원회 회장으로서 10여년째 일을 하고 있는 임옹. ‘즐거운 노후를 보내자. 소외·격리되지 않은 노인이 되자’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이제는 코미디언이 아니라 같은 세대인 노인들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복지관 및 노인대학, 대학교 등에서 노인들과 직접적인 만남을 통해 그들의 삶의 고통을 들어주는 등 말벗이 되어 준다고 한다.
 
코미디계를 활보했던 임옹이 은퇴를 결정하는데는 그리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후배들에게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는 것도 은퇴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요인이었죠. 그래도 그보다 더 중요했던 것은 저 스스로 불편했어요. PD나 연출자들의 나이가 우선 저보다 어리다보니 그들도 저도, 서로 불편했죠. 그리고 또 하나는 후배들이 불편해하는 것 같아서 결정을 내렸습니다. 자격지심일 수도 있겠지만 ‘이제 내가 설 자리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강했습니다.”
 
임옹은 코미디계를 떠난 것에 대해 후회는 없다고 한다. 현재의 생활에 너무나 만족하고 있다고. 나이가 들면 걸리는 세 가지 병, 즉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가난병과 육체적 병,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정신적 고통으로 마음의 병을 얻게 된다고 한다. 가난의 병은 돈으로 치유할 수 있고, 육체의 병은 의학으로 치료가 가능하다는 임옹. 그러나 마음의 병은 스스로 고치지 않는 이상 고치기 어렵다고 한다.
 
임옹은 현재 이런 노인들의 마음의 병을 고쳐주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 활보하고 다닌다.
“코미디언이라는 타이틀 덕분에 노인들과 친해지는 것이 쉬워요. 농담이 통하거든요. 그러다보면 속얘기도 하게 되고, 외로움·괴로움을 해소시켜주는 벗이 되는 거지요!”
노인들과 마음의 문을 열고 대화하는 것이 한없이 즐겁다는 임옹. 맛있는 음식을 먹다가 임옹이 생각나 전화를 해주는 노인들이 있어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코미디언을 할 때는 대가를 받는 직업이다보니 부담감이 있었지만 지금은 순수한 의미를 가지고 자의에 의해서 하는 것이다보니 훨씬 가치있는 일처럼 느껴진단다.
 
“나이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먹게 되는 것이지 유세는 아닙니다. 자신감을 가지고 스스로 개척, 필요한 인물이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누군가 불러주고, 찾아주는 그런 사람, 그리고 적당한 시기에 물러나고 다시 본인의 일을 찾는 그런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후배들에게 밀려날까봐, 인정 안해줄까봐 두려워하는 그런 사람이 되기는 싫었다는 임옹. 스스로 물러나야 할 때를 아는 진정한 이 시대의 ‘어른’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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