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질로 인한 반사회적인격장애로 추측 ***
*▲ 유영철씨가 현장검증을 위해 이송되고 있다. <사진/ 노컷뉴스>희대의 살인마라고 불리는 유영철(34)씨가 검거됐다. 강남일대를 돌며 노부부를 살해하고 예전 아내와 동일한 직업을 지녔다는 이유로 안마사들을 집중적으로 토막살해 해 세상을 공포로 물들게 했던 범인.
수법이 잔인한데다가 검거 직후에 보이는 행동도 죄를 뉘우치는 기색이 없어 더욱더 파렴치하고 무자비하다고 손가락질 받고 있다. 범인은 또 자신이 간질을 앓고 있는 장애인이라고 하며, 현장에서 도주하기 위해 영화 ‘유주얼 서스펙트’의 주인공처럼 다리를 저는 시늉을 하기도 해 파문을 던지고 있다. 우리사회가 아직도 장애인을 약자로, 시혜와 동정의 대상이라는 점을 악용한 사례가 아닐까 한다.
 
그러면 간질은 사람을 범죄자로 몰고 갈 수 있을 만큼 치명적인가?
간질(epilepsy)은 뇌의 갑작스런 이상흥분 상태에 의한 간질성 발작이 나타나는 증상이다. 간질성 발작(seizure)이란 신경세포의 갑작스럽고 무질서한 전기적 활동성의 방사에 의해 일어나는 증상을 말한다. 지난해 7월 장애범주의 확대에 따라 장애로 인정된 간질은 1급에서 4급까지 분포하고 있으며 현재 10만명 정도가 앓고 있다고 추산되고 있다.
간질은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신체의 작은 떨림이나 감각장애가 나타나며 소리를 지르며 몸이 뻣뻣해지고 연속적인 경련이 나타나기도 한다. 아울러 옆 사람이 잘 모를 정도로 잠깐 멍하니 허공만 쳐다본다든가 일상생활 중 잠시 의식장애가 일어났다가 다시 회복되기도 한다.
간질 환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심한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이효근 정신과 전문의에 따르면 간질은 하나의 증후군으로 단일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 아니며, 유영철의 가계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유전적인 경향도 있다고 한다. 간질은 그 특징적인 경련증상과 병에 대한 오랜 사회적 편견으로 환자가 사회로부터 소외되거나 환자 스스로 위축되는 경우가 많아 성장기에 주변 사람들과의 적절한 인간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고 한다.
 ****▲ 오랜 간질로 인해 죄책감을 전혀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는 지적. <사진/ 노컷뉴스>유영철의 경우 이러한 환경에서 기인하는 반사회성 인격장애가 간질에 동반하여 나타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하며, 20명의 피해자를 살해하고도 전혀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유영철의 성향은 반사회적 인격장애에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인격 성향이라고 했다.
 
또한 이효근 정신과 전문의는 드물게는 장기간의 간질 증상을 보인 환자에게서는 특징적인 인격변화를 보이거나 간질증상 중에도 정신분열병에서 보이는 환각이나 망상, 행동 이상 등의 증상을 보일 수 있는 등 간질로 인한 정신적 증상은 그 경우가 다양하다고 전했다.
 
부산 좌천봉생병원 신경과 노순기 전문의의 경우 간질이 범죄의 직접적 원인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쓰러지고 발작을 지속하는 동안 성격이 공격적으로 변할 수는 있으나 살인을 저지를 정도의 원인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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