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들,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렴.”
“내 아들,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렴.”
  • 남궁선
  • 승인 2005.02.28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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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없는 곳으로 아들을 먼저 보낸 가수 우순실씨. 아들 병수는 우씨에게 작은 예수님이었다고 강조한다.              <사진/강호정 기자> 
“고통없는 곳으로 갔으니, 그 곳에서는 부디 편안하게 지냈으면 합니다. 병수는 저의 작은 예수님이고, 제가 정신적으로 성숙할 수 있는 기회를 줬던 아이입니다.”
 
지난달 4일 첫째아들 병수를 하늘나라로 보낸 ‘잃어버린 우산’의 주인공 가수 우순실씨. 첫째아들은 뇌수종과 시각장애, 언어장애를 가진 장애아동이었다. 아직 49재도 지나지 않아 심적으로 고통스러운 상황이련만 애써 태연한 모습을 보이는 우씨. 현재 우씨는 남편과 9살짜리 딸, 18개월된 막내아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14년전 우씨는 예정일보다 한달 빠르게 병수를 출산했었다. 진통이 너무 심해 미처 병원에 도착하기도 전, 차안에서였다. 1.72kg의 작은 체구로 태어난 병수는 출생시 산소부족으로 인해 뇌손상을 많이 입은 상태였다. 숨도 쉬기 힘들 정도였다. 1달 가량의 인큐베이터 생활과 매월 정기검사를 받는 아들을 대하면서 마음이 아팠다고 한다. 뇌손상의 정도가 크다는 것을 알게 됐던 것은 생후 4개월 때. 병원진료중 뇌세포의 90%가 손상됐다는 것을 알게 됐다.
“소아과에서는 뇌손상이 너무 커 회생가능성이 없으니까 퇴원을 요구하더라고요. 그러나 신경과에서는 나머지 10%만이라도 살리자며 수술을 제의했고요. 수술 후 매월 진료를 받아야 했어요. 그래도 우리 병수는 아픈 내색 한 번 안하고 잘 견뎌줬어요.”
 
지속적인 치료를 받던 병수에게 지난해 12월 뇌수종의 합병증으로 폐렴이 발생했다.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가래가 많이 발생해 기도가 막히기도 했고 발작증세까지 보이기 시작했다고. 얼굴이 파래지면서 힘들어하는 병수를 보는 것 자체가 우씨에게는 너무나 큰 고통이었다고 한다.
 
병수의 수명이 13년에서 14년 가량으로 길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의사로부터 미리 들었다는 우씨. 더욱이 폐렴증상이 나타날 때는 어느 정도 예견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하늘나라로 가기 얼마전 병수에게 ‘너무 힘들면 네가 편한대로 해. 갈때는 자면서 고통없이 갔으면 좋겠다’는 말을 한 적이 있어요. 병수가 말은 못하지만 머리는 매우 좋거든요. 알아들었는지 자다가 하늘나라로 갔어요. 병수는 지금 더 행복할거 같아요.”
이 말을 하는 순간 우씨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병수는 거의 누워서 생활을 했어요. 아이를 키우는 것이 힘들기는 했지만 결코 짐만 됐던 것은 아니예요. 저에게 많은 가르침을 준 아이예요. 아이를 통해 행복이라는 것을 알게 됐거든요. 인내를 배우고 정신적으로 성숙할 수 있었어요.”
말을 잘 못하던 병수가 환하게 웃으면서 ‘엄마’라고 한 마디하면 모든 시름이 ‘싸~악’ 가셨다는 우씨.
 
병수로 인해 기쁨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가끔 친구의 자녀들과 비교하면서 괴로워하는 남편을 보면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고.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생각하면 어려울 것이 없어요. 행복과 슬픔은 종이 한장 차이잖아요. 생각하는 것에 따라 다르니까 항상 밝고 긍정적으로 생각했으면 해요. 장애아동을 그 수준에 맞춰 받아들이면 별 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병수는 마음속에 언제나 살아 있을 것이다. 하늘나라에서 지켜볼 병수를 생각해 더욱더 열심히 생활할 것이라는 우순실씨.
 
삼가고인의 명복과 우순실씨에게 더욱더 좋은 일만 생기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