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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강호정 기자> ‘장애인 금강산 통일기행’ 최연소 참가자 정세호(10뇌병변1급) 군. 행사 대부분을 엄마 김혜용(40 경기도 성남시) 씨가 이끄는 유모차에 눕혀진 채 참가한 세호는 얼핏 보기에는 갓난아이같다. 벌써 나이가 열 살이라는 대답을 들었을 때에는 귀를 의심할 수 밖에 없을 정도였다.
“태어나서 2주째 고열로 시달려 병원에 갔더니 신장에 이상이 있다고 하더라구요. 그 후 이렇게 자라지 않아요.”
병원에서 내린 진단명은 뇌병변 1급. 신장 이상이 뇌신경 이상까지 불렀고 그 후 세호는 자라지 않는 아이가 됐다. 2남 1녀 중 막내아들인 세호로 인해 엄마의 맘고생이 만만치 않을텐데 의외로 김씨의 표정은 항상 밝다.
“힘들지 않아요. 사실 다른 엄마들처럼 아이에게 최선을 다하지 않아서 일 수도 있고요. 내가 노력한다고 해서 우리 아이의 장애가 나아지는 것도 아니잖아요. 오로지 편하게 살자는 주의입니다.”
김혜용 씨는 덤덤하게 말한다.
김씨의 낙천적인 성격 탓일까. 유모차 안 세호는 말똥말똥 호기심 어린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다.
세호는 엄마 김씨와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으며 통일도보행진은 물론 금강산 등반까지 무사히 마쳤다.
아직은 쌀쌀한 초봄의 바람, 금강산 등정시에는 유모차를 사용할 수 없어 세호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전무장을 하고 엄마의 팔에 안겼다.
금강산 구룡폭포 정상에서 만난 김씨에게 세호가 힘들어하지 않았냐고 물었다.
“별로 힘들어 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항상 유모차를 타고 왔다갔다 하다가 이렇게 나오니 좋아하는 것 같아요”라며 김씨는 이마의 땀을 닦는다.
“장애인 관련 행사 참가는 처음이에요. 이렇게 주인으로 초대해 주고 또 배려해주니 참 감사합니다.”
엄마 말에 동의라도 하는 듯 세호는 여전히 말똥말똥 눈을 떠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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