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여성장애인 성매매실태 집중점검
[기획]여성장애인 성매매실태 집중점검
  • 남궁선
  • 승인 2005.04.19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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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업소 10개소 중 1개소에는 장애인이 고용돼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여성장애인들은 종업원으로 등록조차 안돼 있어 실태파악이 어렵다고 한다.                                                  *지난달 27일 발생한 하월곡동 성매매집결지 화재사건을 통해 수면위로 들어난 ‘여성장애인성매매실태’. 그러나 이번 사건은 극히 일부일 뿐 드러나지 않은 사례가 더 많을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의견이다. 이에 본지에서는 피해상황 호소의 어려움, 업주 고소·고발의 어려움 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성매매피해 여성장애인들에 대한 실태 및 문제점, 대안을 알아보고자 한다. * 
 
종업원 등록 안 돼 피해사례 더 많아
업주와 동료들로부터 다중차별 받아

*업소 10개소 중 1개소는 여성장애인 고용
 
“성매매집결지에서 10개소를 방문하면 그 중 1개소에는 장애인으로 생각되는 여성이 있습니다.”
성남시 근처에서 아웃리치를 하고 있는 성매매피해상담소 열림에서 근무하는 한 상담가의 말이다.
상담에서 직접 상담을 통해 표면으로 드러난 성매매피해 여성장애인은 극히 소수에 불과하지만, ‘아웃리치 중 정신지체로 생각되는 여성이 많다’는 것이 상담가들의 의견이다.
아웃리치는 성매매집결지에서 피해여성들과 직접 만나 상담의뢰를 할 수 있도록 조치하는 프로그램을 일컫는다.
현재 부산 초장동의 일명 ‘완월동’ 인근에서 아웃리치를 하고 있는 부산성매매 피해여성 지원상담소 ‘살림’의 변정이 상담가는 “지난해 신체장애인 2명 및 정신지체인 1명 등 3명을 상담한 적이 있다”라며 “아웃리치를 나가면 장애인인것 같다는 심증은 있는데 물증이 없어 파악이 어렵다”고 말했다. *업소 내에서도 ‘왕따’
 
여성장애인들은 업주 이외에 업소 내에서도 동료들로부터 소위 말하는 ‘왕따’를 당한다. 업주들의 폭행 및 협박 이외에도 동료들로부터의 구박을 받는 등 이중, 삼중의 차별을 받는다.
한국여성장애인연합 성폭력상담소 신희원 소장은 “여성장애인은 성매매 구조 안에서 또 다른 약자”라며 “동료들로부터의 차별과 구타 등 인권적인 피해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성매매피해 여성들이 생활하는 한국여성의 집 김성희 사회복지사 역시 “비장애여성들은 업주로부터 협박을 받지만 여성장애인들은 협박이 아닌 구박을 받는다”라며 “업주로부터의 구박 이외에도 동료들로부터 구박을 받는다. 아울러 ‘언니가 돈을 관리해주겠다’고 하고는 가로채는 형식으로의 금전 갈취를 당하기도 한다. 결국 협박과 구박, 폭행, 성매매 등의 피해를 당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상담보다는 수사과정에서 알려져
 
여성장애인의 경우 성매매알선업소의 업주가 종업원으로 등록을 해놓지 않기에 상담과정에서 드러나지 않는다고 한다.
경원사회복지회 부설 성매매피해상담소 원애리 상담가는 “상담소에서 아웃리치를 나가도  업주가 허락하는 일부 여성들에 한해 상담이 이뤄지고 있다. 업주가 공개를 하지 않아 더더욱 파악이 힘들다”라며 “여성장애인, 특히 정신지체인의 경우 의사소통이 어렵거나 가족과의 연계 어려움, 주소지 파악 어려움 등의 이유를 들어 종업원으로 등록조차 해 놓지 않고 있다. 그렇기에 성매매집결지에서의 여성장애인들의 피해실태는 비장애여성들보다 더욱 심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월 성매매특별방지법 시행으로 경찰의 성매매와 관련된 단속이 강화됐다고는 하지만, 단속은 등록된 종업원을 대상으로 하기에 단속과정에서도 여성장애인의 실태는 파악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울러 여성장애인을 고용했을 경우 미성년고용과 마찬가지로 업주는 가중처벌을 받기에 경찰과 암암리에 교류, 이를 묵인하도록 조치하고 있다.
제주성매매피해상담소의 한 관계자는 “제주도의 경우 아직까지 여성장애인의 성매매 사례가 없다”라며 “그러나 타 지역의 경우 어떤 사건을 계기로 업주를 수사하던 과정에서 발견된 정신지체여성들이 많이 있다는 것으로 들었다. 이렇게 업주 수사과정에서 드러날 뿐이지 여성장애인의 성매매실태는 쉽게 외부로 노출이 안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성매매피해상담소 다시함께센터에서 여성장애인 성매매실태파악을 준비중이다.   ***
*▲성매매피해여성들은 불면증, 대인기피증 등 심리적 불안문제가 가장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심리적 불안문제가 가장 심각
 
 대부분 청소년기에 유입되기에 신체적으로는 성숙됐다고 하나 심리·정신·인성적으로 미성숙한 상태. 더욱이 이들은 갇혀진 공간에서만 있기에 사회 흐름을 잘 모른다는 특성을 갖고 있다. 구출됐다고 해서 바로 가족으로, 사회로 돌아갈 수 없는 것이 성매매피해 여성들의 삶이다.
지난 2002년 4월 경남 마산에서 구출된 3명의 성매매피해 여성장애인들은 질과 항문사이가 찢어지거나 구타로 인해 머리가 깨져 있는 등 업소에서의 처참한 대우를 여실히 보여줬다.
그러나 이들에게 신체적 손상이외에 더 심각했던 것은 실어증과 대인기피증.
성매매피해 여성장애인들은 사회생활로의 중간 단계인 쉼터에서 일시적으로 생활하게 된다. 쉼터에서 생활하는 피해여성들에게 발견되는 증상은 불안감과 불면증이다.
경원사회복지회 부설 성매매피해상담소 원애리 상담사는 “신체외적인 피해보다 더 심각한 것이 내적인 피해다. 항상 협박에 노출돼 있었기에 불안해하고 위축돼 있는 등 자존감이 많이 상실된 상태다. 이러한 내적인 문제해결도 의료적인 지원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별도의 쉼터 마련 및 경찰인식교육 필요
 
 성매매피해 여성들이 사회생활을 시작하기 전 일시적 보호를 받는 쉼터. 이곳에서도 여성장애인들은 동료들로부터 업소에서 받아왔던 것과 마찬가지로 또 다시 구박을 당한다.
쉼터의 대부분이 비장애여성 위주로 운영되기에 여성장애인들은 그곳에서의 생활을 못 견디고 다시 성매매집결지로 가는 경우도 발생한다. 가족들과의 연계체계가 잘 갖춰져 있지 않은 여성장애인들은 더욱 심하다.
한국여성장애인연합 신희원 소장은 “표면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여성장애인의 성매매 심각성은 비장애여성들보다 더하다”며 “장애인들을 위한 상담소를 특화해야 하며, 보호시설인 쉼터 역시 별도로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여성의 집 김성희 사회복지사는 “비장애여성들과 동일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다보니 수준에 맞지 않는 서비스가 진행된다”며 “장애인들에게는 별도의 쉼터에서 기능에 맞는 사회재활훈련을 하는 것이 낫다”고 전했다.
성매매집결지에서 피해받는 여성장애인들은 ‘인권피해’와 ‘경찰의 무지’에 두 번 운다. 지난 하월곡동 화재사고에서도 나타났지만 장애의 특성에 대해 모르는 경찰에 의해 여성장애인은 ‘예고된 사고’를 당해야만 했다.
이에 국회에서는 ‘형사절차상의 여성장애인 인권침해방안’을 강구하는 한편, ‘형사소송법개정법률안’을 발의하는 등 장애인의 인권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여성장애인 관련 성매매알선법개정안 발의
*여성장애인과 청소년 등 사리분별·판단능력이 미숙하거나 결여돼 있는 사람에게 성매매를 알선할 경우, 모든 업주는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게 된다.
한나라당 박세환 의원은 ‘성매매알선등행위처벌에관한법률의 일부개정안(이하 성매매알선법개정안)’을 발의한다.
현행 성매매알선법은 ‘위계 또는 위력’에 의한 성매매의 경우에만 처벌이 가능했다. 그러나 발의 예정인 성매매알선법개정안에는 이 문구를 삭제, 사회적 약자로 하여금 성매매행위를 하게 한 자를 모두 처벌한다는 조항으로 개정했다.
개정안을 준비한 박세환 의원은 “여성장애인으로 하여금 성을 팔게 한 경우는 그것만으로 범죄가 성립된다는 인식이 확산돼야 한다”며 “여성장애인을 성매매한 경우 처벌을 용이하게 하고 경찰에서 사건이 묵인되는 경우가 재발되지 않도록 조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장애인 및 비장애 성매매피해여성들이 생활하고 있는 한국여성의 집 쉼터전경. 성매매피해 여성들이 휴식과 자립을 위해 단기간 머무르는 쉼터인 ‘한국여성의 집’. 이곳에는 성매매를 당한 정신지체여성 이민정(가명. 21. 정신지체) 양이 있다.
정신지체인 어머니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아버지 사이에서 잦은 구타를 당하고, 온갖 집안일을 도맡아 하는 등 가정 내에서도 이양은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다.
중학교시절에는 동네 남자아이들로부터 수시로 성폭행을 당하는 등 성적 피해를 입었다.
고등학교 시절, 장애인직업재활시설에서 직업훈련을 받게 됐고 그 곳에서 알게 된 친구와 함께 가출하게 된 이양은 우연히 채팅을 통해 업주를 만났고 티켓다방에서 일을 하게 됐다. 다방 내에서도 업주와 동료들로부터 구박을 받아야 했을 뿐 아니라 모든 잡일은 이양의 몫이 됐다.
그러던 가운데 구출돼 쉼터에서 잠시 생활하게 됐지만 성매매 업주들의 유혹은 이어졌고, 또 다시 티켓다방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 지난해 말까지. 이곳에서 이양은 원하지 않는 임신을 하게 됐고, 바로 낙태수술을 받았지만 계속해서 손님들과 성관계를 맺어야만 했다.
성매매 현장에서 구출돼 쉼터에서 생활하는 이양은 현재 네일아트 등 생활미용을 배우면서 제 2의 인생을 꿈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