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적 고통에 신체적 증상까지 동반
치료 및 가족들의 각별한 보살핌 필요 * 서울 모아파트 화단에서 이모(71)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씨는 5~6년 전부터 당뇨병과 고혈압으로 인한 합병증 때문에 ‘죽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으며 우울 증세를 보였다고 부인 김모씨는 전했다.
 또한 대법원장까지 지낸 80대의 사회지도층 인사가 다리에서 투신해 목숨을 끊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자살 원인은 신변 비관과 우울증이라고 전했다.
 ****▲우을증은 노화가 아니라 병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우울증은 거의 완치가 가능하나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치료받지 않으면 재발하기 쉽다.                                                       <사진/장애인신문 DB> 경찰청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61세 이상 노인 자살자는 지난 1998년 2142명에서 2002년 3195명으로 49%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노인 자살이 해마다 급증하는 가운데 그 원인이 우울증이라는 연구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노인 자살의 가장 큰 원인인 우울증의 원인과 증상, 치료법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매사 의욕 없고 우울
 지난 3월 부산대 사회복지학과에서 발표한 논문에 의하면 부산․울산․경남에 거주하는 60세 이상 남녀 512명 가운데 86.5%(443명)가 자살을 고려해 봤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 충동을 느끼는 이유로는 26.8%(137명)가 건강악화를 꼽았고 25.2%(129명)가 가족갈등, 21.3%(109명)는 심한 고독 등 이었다. 특히 응답자의 72%(369명)가 ‘매사에 의욕이 없고 우울하거나 슬플 때가 있다’고 답해 초기우울증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추정했다.
 
 또한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센터 교수팀이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입원한 65세 이상 노인환자를 대상으로 노인 우울척도를 조사한 결과 전체 219명 중 36%인 78명이 우울증 소견이 제시됐다. 성별로는 남자가 39%, 여자는 34%로 나타났으며 이 중 우울증 약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는 17명이었다.
 
 한강성심병원 정신과 서국희 교수는 “우울증의 원인은  퇴직, 배우자의 사망, 주도적 역할 상실 등의 환경적인 요인과 고혈압, 중풍, 당뇨 등 질환으로 인한 뇌손상이 우울증을 일으킨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우울증의 특징은 신체적 증상까지도 동반한다는 것”이라며 “우울증 환자들의 경우 이유도 없이 몸이 아파 내과, 치과, 심지어는 산부인과까지 진료를 받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특징은 자신이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것을 모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서 교수는 “표정이 굳고 힘이 없어보여도 자신은 우울하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이러한 사람일 경우 치료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도 우울증?
 △불면증에 시달린다 △식욕부진 △소심해진다 △우울한 기분 지속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괜히 눈물이 나고 슬프다 △기운이 없고 피곤하다 △스스로 결정하기 힘들다 △몸이 아프다 △흥미나 즐거움이 저하됐다  
 다음과 같은 증상들이 2주 이상 계속된다면 우울증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서 교수는 “우울증 환자들은 혼자서 고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잠이 안오면 수면제를 복용하거나 술로 위안을 삼는 경우가 많다. 이는 나중에 약물남용이나 중독으로까지 될 우려가 있다”며 “우울증은 치료 받으면 대부분 완치될 수 있다”고 전했다.
 
 ◆ 재발률 높아 장기적 치료 필요
 우울증은 노화가 아니라 병이다.
 우울증은 대부분 약물치료를 통해 금방 완치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2명 중 1명꼴로 우울증이 재발하기 쉽기에 증세가 완화됐다고 해서 치료를 받지 않아서는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우울증은 1~2년에 걸쳐 장기간 치료를 받아야 완치될 수 있다.
 
 또한 가족들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항상 격려해주고 더 신경을 써줘야 한다. 가족뿐만 아니라 사회 또한 노인들을 위한 배려가 필요하다.
일을 통해 건설적이고 긍정적인 사고방식으로 전환돼 우울증이 치료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사회적 차원에서 노인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노인들도 젊은 문화를 접하고 참여하며 자원봉사, 종교 생활 등을 통해 삶에 대한 의욕을 되찾으려 노력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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