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APEC(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기구)정상회의의 테러방지대책으로 노숙인들의 집이나 마찬가지인 지하철 역사의 물품보관함을 강제로 운영중단시켜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이에 노숙인들과 인권단체들이 사전통보도 없고 대책마련도 없었던 부당하고 비인간적인 정부의 처사에 분개하며 철회를 주장하고 나섰다.
 
14일 서대문경찰청 정문 앞에서는 경찰의 물품보관함 운영중단을 규탄하는 내용의 노숙인단체공동기자회견이 노숙인복지와인권을실천하는사람들(이하 노실사) 주최하에 열렸다.
 
정부는 지난달 25일 0시를 기해 전국 전철역 물품보관함의 운영을 일제히 중단시킨데 이어 지난 7일부터는 철도역사의 물품보관함의 사용도 일제히 중단시키는는 조치를 취했다. 
 
현재 부산에서 열리고 있는 APEC 정상회의의 테러방지대책의 일환으로 내려진 이번 조치는 아무런 사전통보 없이 갑작스럽게 취해진 것으로 노숙인들의 인권이 무참히 짓밟혀졌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노실사 문헌준대표는 경찰에게 노숙인들의 자활의지를 꺽는 행위를 당장 그만두라며 강력히 항의하고 있다.
노실사 문헌준 대표는 “정부는 국제행사 때마다 노숙인을 범죄자 취급해 오고 있다. 이번 부당한 처사도 사전에 어떤 통보라든가 따로이 물품을 보관할 대책도 제시하지 않고 무작정 범죄자를 다루듯 격리책과 통제책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노숙을 하는 어려운 상황에도 자립과 자활을 꿈꾸는 노숙인들의 희망을 짓밟는 야만적인 행위”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노숙인들의 안타까운 현실을 애타게 호소하는 최은숙 활동가
노숙인 인권 공동실천단 최은숙 활동가는 “노숙인들은 물품보관료로 하루에 1000원씩 한달에 3만원을 지불하고 있다. 그 천원을 모으기 위해 수많은 종교단체로 발품을 팔러 다니면서 구제금을 얻어오고 있다. 사용료를 당당히 지불하고 있는데도 사람취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조치의 철회를 강력히 주장하고 나섰다.
 
힌편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사물함 운영중단 후 노숙인들이 겪는 안타까운 사례들이 발표됐다. 건설일용직으로 일하고 있는 노숙인 양 모씨는 일에 필요한 주요연락처가 적힌 다이어리를 분실해 난감한 처지에 놓여 있고 노숙인 한 모씨는 옷이 모두 분실되는 바람에 단벌로 지낼 수밖에 없게 되는 등의 절박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발표가 있어 노슥인들의 추운 겨울 동안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는 절박함을 전했다.
 
 
 ****▲ 경찰이 오히려 노숙인들의 집을 털었다며 경찰을 날카롭게 비판하는 미류 활동가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 미류 씨는 도둑을 잡아야 할 경찰이 오히려 도둑질을 하는 꼴이라고 말하고 UN은 주거권에 노숙인의 안정적 조치를 취하라 최우선으로 명시하고 있다. 우리 참여정부도 노숙인의 안전대책을 즉각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1986년 아시안 게임을 시작으로 1988년 서울올림픽, 2002년 월드컵 때에도 미관상 좋지 않다는 이유로 노점상들을 강제철거시키는 조치를 취해왔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그런데 이번 부산 APEC 정상회의에도 참가한 방문단의 숙소로 가는 길에 위치한 노점상을 미관상 좋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 강제철거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노숙인인권보호단체들은 노숙인과 노점상 등 사회적 약자에게 내려진 부당한 처사에  강력히 대응할 뜻의 성명서를 발표, 정부와의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원봉사실 앞에 노숙인들이 물품을 노적하고 있다.그런데 왜 경찰은 가만히 있는 지 ..뭔가 켕기는 게 있긴 한 모양!
 한편 이날 기자회견 말미에는 노숙인들이
 경찰의 무책임한 행동에 이에는 이 눈에
는 눈이라는 식으로 경찰청 앞에 노숙물품
등을 노적(길에 물건을 쌓아두는 표현)하는 행동을 해 소요가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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