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7일 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이하 총연합회)의 출범을 놓고 ‘서투른 봉합이냐 진정한 통합이냐’라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이하 협의회) 소속 광주우리이웃ㆍ서초ㆍ부산 센터와 장애인자립생활센터연합회(이하 연합회) 소속 서울ㆍ양천ㆍ제주 센터로 구성된 통합추진위원회(이하 통추위)가 협의회와 연합회 간 통합을 위임받아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잡음이 일기 시작했다.

통추위는 지난 2월 24일 총연합회 준비위원회로 전환했으며, 총연합회 출범과 동시에 협의회와 연합회가 동시 해산될 것이라고 공고했다. 이어 지난 3일 정기총회서 정회원 단체 15개 중 9개 단체가 이에 찬성했으므로 정족수 과반수 찬성에 의거, 협의회가 공식 해산됐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날 총회에 참석하지 않은 단체들은 정관에 규정되지 않은 정족수 논리로 해산을 선언하는 것은 내부의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않은 처사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러한 진통 속에서 총 28개(협의회 10개·연합회 6개·기타 12개) 단체로 구성된 총연합회가 지난달 17일 공식 출범했다. 나머지 12개 단체가 소속된 협의회는 해산을 전제로 물리적 통합을 강행한 총연합회의 출범을 인정할 수 없다며 지난달 22일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를 결성했다. 비대위는 4일 임시총회를 통해 협의회 새 회장과 임원진을 선출, 기존 협의회의 전통을 잇겠다고 다짐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4일 서울특별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가 출범해 기존 협의회 체제가 존속함을 내비치기도 했다.

비대위 윤두선 회장은 “통합 자체에는 동의하나 절차상 충분한 논의 없이 통과된 해산이 정당한 것인가”라며 “자립생활의 방향에 대한 충분한 합의로 진정한 통합, 화학적 통합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총연합회 고관철 회장은 “통추위 측에서 정기총회에 앞서 해산을 공지했을 뿐만 아니라 의결을 위해 정기총회를 소집했으나 10개를 제외한 나머지 협의회 단체들이 참석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또한 “5일 기자회견을 갖고 총연합회에 함께 하자는 뜻을 협의회 측에 공식 제안할 예정”이라며 “언제나 문은 열려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협의회 최용기 회장은 “통합이 진정한 해답인지 잘 생각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분열된 겉모습만 볼 것이 아니라 자립생활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 되짚어야 하는 때인 것 같다”고 전했다.

자립생활 발전을 위한 형식과 내용 면에서 완전한 대통합이 이뤄질지, 분열된 양상 속에서 새로운 장애운동의 전환기를 맞게 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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