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박경석 대표의 삭발 장면 ⓒ2006 welfarenews
▲ 지난 17일 박경석 대표의 삭발 장면 ⓒ2006 welfarenews
“집안에 아무도 없을 때 용변을 보고 싶었지만 움직일 수 없었다.”
“7년 전 활동보조인이 없을 때 집밖에 나오려면 119를 불러야 했다.”
“손님이 방문하면 늘 다른 곳으로 옮겨졌다. 집안 행사에는 한 번도 참석하지 못했다.”

지난 17일 서울시청 앞에서 삭발식을 가진 중증장애인들의 증언이다. 중증장애인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활동보조인서비스를 제도화하라는 목소리가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삭발 후 분노어린 표정 ⓒ2006 welfarenews
▲ 삭발 후 분노어린 표정 ⓒ2006 welfarenews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 소속 장애인 30여명은 지난 27일에는 한강대교 북단 200m 지점부터 오페라하우스 시공지인 노들섬까지 기어서 행진하며 투지를 불살랐다. 전장연은 “노들섬에 7000억 예산을 들여 오페라하우스를 짓겠다고 약속하는 만큼의 천분의 일이라도 중증장애인의 삶에 관심이 있다면 이렇게 무시할 수 있겠느냐”며 이명박 시장에게 강한 비판의 화살을 날렸다.
이날 참가자들은 아스팔트 바닥에 옷이 찢겨 상처를 입었으며, 한낮의 봄볕에 최진영ㆍ박현ㆍ이승연 씨 등이 실신해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

전장연은 지난달 20일부터 40일 넘게 시청 앞 노숙농성을 통해 이명박 시장 면담과 활동보조인서비스 제도화를 위한 조례제정을 요구하고 있지만 여전히 서울시와의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장연은 지금까지 8차례의 ‘황제찾아 삼만리’ 행사와 6차례의 서울시 관계자 면담을 진행해왔다.

허탈함이 감도는 삭발식 ⓒ2006 welfarenews
▲ 허탈함이 감도는 삭발식 ⓒ2006 welfarenews
한편 지난 26일 서울시 복지건강국은 전장연에 메일을 통해 △활동보조서비스 대상 실태조사 △시급히 활동보조가 필요한 대상자 지원 확대에 대해서는 수용할 뜻을 밝혔으나 가장 핵심적인 활동보조인서비스 제도화에 대해서는 관련법 개정 후 조례제정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보건복지위원회에 계류 중인 장애인복지법 개정이 논의되고 있고, 자립생활센터 시범사업 연구결과를 중심으로 자립생활센터 운영 방침을 마련 중이므로 조례제정은 현 단계에서 시기상조라는 주장이다.

이에 전장연 측은 “서울시는 핵심적 약속에 책임을 회피하지 말라”며 “2가지 수용의 전제조건은 활동보조인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모든 중증장애인의 권리로서 의무적으로 제도화하겠다는 서울시의 약속이다”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나서 결코 물러설 뜻이 없음을 밝혔다.

또한 장애인복지예산의 지방이양을 지적하며 “활동보조인서비스제도화에 대한 실효성 있는 예산집행의 책임은 지방자치단체의 의지에 있다”고 덧붙였다.

연등축제에 나타난 이명박 시장. 전장연 측은 이명박 시장과의 만남을 적극 요구하고 있다. ⓒ2006 welfarenews
▲ 연등축제에 나타난 이명박 시장. 전장연 측은 이명박 시장과의 만남을 적극 요구하고 있다. ⓒ2006 welfare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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