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답없는 투쟁에 지친 문애린 씨. ⓒ2006 welfarenews
▲ 대답없는 투쟁에 지친 문애린 씨. ⓒ2006 welfarenews
동정과 시혜의 대상으로 만드는 장애인의 날을 거부하고 차별에 저항하는 장애인차별철폐의 날로 만들자는 외침이 서울 한복판을 울렸다.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이하 공동투쟁단)은 4월20일을 투쟁으로 장애인권을 쟁취하는 ‘장애인차별철폐의 날’로 제정하자며 20일 서울역 광장에서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결의대회를 진행했다. 공동투쟁단은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추진연대(이하 장추련), 전국장애인교육권연대(이하 교육권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 등 장애ㆍ인권ㆍ노동ㆍ사회단체로 구성된 연대투쟁체로 지난달 26일 ‘전국장애인대회’를 시작으로 활동을 전개해왔다.

결의대회 전경 ⓒ2006 welfarenews
▲ 결의대회 전경 ⓒ2006 welfarenews
이날 공동투쟁단은 △장애인차별금지법(이하 장차법) 제정 △장애인교육지원법(이하 교육지원법) 제정 △활동보조인서비스 제도화(이하 활동보조인제도)를 3대 요구안으로 내걸었다. 장추련 등 장애계는 장차법이 △독립적 장애인차별금지위원회 설치 △실질적 권리구제 수단 마련- 시정명령제도ㆍ징벌적 손해배상 제도ㆍ입증책임의 전환 등을 주요 골자로 하는 인권 보호와 권리 옹호를 위한 법률인 만큼 법제사법위원회 심의를 통한 법무부 소관법률로 제정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장추련 박경석 투쟁위원장은 미 프로풋볼 하인스워드 선수를 예로 들며 “혼혈인차별금지법은 얘기되는 세상에 장애인차별금지법은 논의조차 되지 않고 국회에서 폐기물로 처리되고 있다”며 “이제 더 이상 사회ㆍ정부ㆍ지자체에 구걸 않겠다. 당당하게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권리를 쟁취하겠다”고 말했다.

전경과의 충돌 장면 ⓒ2006 welfarenews
▲ 전경과의 충돌 장면 ⓒ2006 welfarenews
장애인교육지원법은 특수교육을 장애인교육의 하위 개념으로 인식, 장애인을 위한 교육 전반에 대한 지원강화를 목표로 하는 법안이다. 교육권연대는 법안 마련을 위해 지난달 13일부터 인권위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을 진행하다 지난 18일 37일간의 투쟁을 마무리했다.

활동보조인제도는 비장애인이 장애인의 일상생활과 이동 등을 도와 자립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제도로 전장연은 서울시에 중증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위해 정확한 실태조사와 서비스 실시를 요구하며 지난 20일부터 무기한 단식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활동보조인투쟁위원회 최용기 상임위원장은 “살아있어도 죽은 듯이, 있지만 없는 듯이 살아왔다”며 “장애인의 문제는 가족과 개인의 책임이 아니다. 사회가 함께 나서야 한다. 활동보조인제도를 권리로서 쟁취하자”고 말했다.

삭발식에서 자른 머리카락 화형식 장면 ⓒ2006 welfarenews
▲ 삭발식에서 자른 머리카락 화형식 장면 ⓒ2006 welfarenews
이날 공동투쟁단은 서울역 집회를 마치고 행진, 숭례문 앞을 점거하며 문화제를 전개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마찰이 이는 등 혼선이 빚어졌다.
한편 문화제 가운데 이명박 시장에게 보내려 했던 지난 17일 삭발식에서 잘린 중증장애인 39명의 머리카락을 불사르는 화형식과 ‘대한민국에 장애인 인권은 없다’라고 쓰인 현수막을 내거는 의식이 진행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공동투쟁단은 3시간여 숭례문 점거 후 시청까지 이동, 정리집회를 갖고 해산했다.

저작권자 © 웰페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