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석 한번 하는데 몇십만원이 드니까 너무 힘들죠. 그래서 이혼했습니다.”
“20년간 직장생활에서 모은 돈으로 조그만 사업을 하다 잘 안돼서 먹던 약도 끊고, 2년만에 다시 급격한 호흡곤란이 와서 심장이 세 번 정도 멈췄습니다. 중환자실에서 10일 가량 있을 정도로 죽을 고비를 넘기고 완전 빈털터리가 되었습니다.”

내부기관장애인들은 의료비로 인한 지출 증대, 노동능력 감소로 인한 수입 감소의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결과에 따라 장애의 경중에 변화가 생긴다는 특성, 장애와 질병이 동시에 존재함으로써 지속적인 의료서비스 이용이 불가피하다는 특성 상 현행 내부기관장애에 대한 판정기준과 의료보장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내부기관장애 현황
경상대 정백근, 부산대 윤태호 교수의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지난 2005년 6월말 현재, 우리나라 내부기관장애인 등록자수는 총 8만2729명으로 전체 등록장애인(169만9329명)의 4.87%에 해당된다. 이 가운데 신장장애인이 4만288명으로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심장 1만2226명, 호흡기 1만815명의 순으로 조사됐다.
또 장애를 외부 신체기능장애ㆍ내부기관장애ㆍ정신적장애로 범주를 나눴을 때 장애 1, 2급에 해당되는 중증장애인 비중은 정신적장애가 가장 높게 나왔으며 내부기관장애도 53.4%의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특히 신장장애(82.7%)는 정신적장애(69.7%)보다 높은 비율을 차지해 중증장애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장애등급판정기준 및 장애인 등록과정의 문제점
정 교수 연구팀은 보고서에서 내부기관장애의 등급 판정은 지난 2003년 제정된 장애판정기준에 따르고 있으나 전문가들 사이에서 개정의 필요가 많이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다른 장애와 달리 필수적인 재판정의 시기와 방법이 지나치게 규제 위주여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고 한다.

내부기관장애인의 경우 장애정도나 기능수준이 질병 치료수준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을 뿐 아니라 의학 발전과도 직결되므로 판정기준의 정기적인 재컴토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빈곤과 불건강의 악순환의 고리

정 교수 연구팀의 심층면접조사 결과 내부기관장애인들이 평균적으로 병에 걸려있는 기간이 17.3년으로 상당기간 질병 때문에 고통을 받고 막대한 의료비가 지출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내부기관장애인 중 연간 입원환자 당 법정본인부담금은 83만4051원으로 비장애인(28만5762원)의 3배 이상이며 신체기능장애ㆍ정신적장애인(53만4913원) 비해서도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기관장애의 유형별로 살펴보면 간장애인 42만4762원, 심장장애인 37만7052원, 신장장애인 33만6412원, 간질장애인 13만4777원으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자 중 진단 후 1개월이 넘어서 치료를 받은 사람이 약 62%였는데 경제적 어려움때문이라는 이유가 가장 많았다. 진단 직후 치료를 받았다 해도 현재 치료를 받고 있지 못하다는 사람과 현재 치료를 받고 있다 할지라도 충분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사람도 모두 경제적인 이유라고 답했다. 특히 장애 후 질병으로 인한 가계파탄으로 기초생활보장수급 대상자가 된 경우가 89%에 이르러 내부기관장애 발생에 따르는 경제적 부담이 큰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대부분 가족의 부담으로 연결되고 있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내부기관장애인에 대한 정부차원의 소득보전과 의료비지원이 시급함이 입증된다.
한국신장장애인협회 관계자는 “내부기관장애인들 중에는 국민기초생활보호대상자에 들기 위해서 경제활동능력이 있는 가족들과의 해체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며 “내부기관장애인들을 위한 별도의 의료급여로 책정하거나 현재 비급여항목인 장루장애인들의 보장구를 급여항목으로 지정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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