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동휠체어용 구형 리프트의 모습. 폭 760mm, 길이 1050mm 
안전바가 하나로 수동인 것이 특징  
사진제공/ 신우프론티어 ⓒ2006 welfarenews
▲ 수동휠체어용 구형 리프트의 모습. 폭 760mm, 길이 1050mm 안전바가 하나로 수동인 것이 특징 사진제공/ 신우프론티어 ⓒ2006 welfarenews
▶ 회기역 추락사건
지난달 30일 오전 9시50분경. 지체장애인 A 씨는 서울 회기역 용산행 열차에 오르기 위해 전동스쿠터를 타고 길을 나섰다.
휠체어리프트에 다다른 A 씨는 평소와 같이 호출을 통해 협조를 요청했고, 공익근무요원 J 씨가 현장에 도착했다.
A 씨는 스쿠터와 함께 휠체어리프트에 올랐고 J 씨는 리프트 기기를 작동하기 시작했다.
앞쪽 안전바가 먼저 내려오고 이어 뒤쪽 안전바가 내려왔다. 이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스쿠터 차체가 뒤쪽 안전바에 걸린 느낌이 들었다.
스쿠터에 부착된 바구니를 떼고 이동하면 될 것이라고 판단한 A 씨. 뒤쪽 안전바를 올린 후 후진하면서 휠체어를 리프트에 맞추기 위해 A 씨는 스쿠터의 전원을 켰다.
앞쪽 바구니를 떼려고 시도했지만 바구니는 움직이지 않았고 결국 핸들 지지대 부분을 낮추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몸을 앞으로 숙이는 과정에서 전진 스위치를 밀게 돼 앞쪽 안전바를 밀치면서 추락한 A 씨.
공익요원 J 씨는 뒤에서 스쿠터를 잡고 있었기 때문에 함께 추락할 뻔했지만 한 승객의 도움으로 사고를 면했다.
현재 A 씨는 오른쪽 어깨뼈, 갈비뼈 골절 등 심한 부상을 당해 병원에 입원해 있는 상태다.
중소형 전동휠체어 및 전동스쿠터 탑승이 가능한 신형 리프트. 
폭 800mm 길이 1250mm 안전바가 자동으로 앞, 뒤로 분리돼있다.
사진제공/ 신우프론티어   ⓒ2006 welfarenews
▲ 중소형 전동휠체어 및 전동스쿠터 탑승이 가능한 신형 리프트. 폭 800mm 길이 1250mm 안전바가 자동으로 앞, 뒤로 분리돼있다. 사진제공/ 신우프론티어 ⓒ2006 welfarenews
▶ 구형과 신형 사이
A 씨가 타고 있던 휠체어리프트는 지난 1991년부터 설치된 구형과 2005년 8월 도입된 신형의 중간단계 모델로서 정격하중 225kg의 일반휠체어용 리프트다.
휠체어리프트는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처음 도입돼 수동휠체어를 기본 모델로 설치됐다. 현재 구형리프트는 폭 760mm, 길이 1050mm로 안전보호대는 수동으로 작동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하지만 전동휠체어와 전동스쿠터의 경우 길이 1050mm를 넘는 모델들이 다수 포함돼 길이가 맞지 않아 승차감이 떨어지고, 추락 위험이 높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구형 리프트의 주의사항을 살펴보면 “전동스쿠터는 리프트 이용을 가능한 한 자제해 주십시오”, “이 휠체어는 일반휠체어 전용 시설이오니 전동스쿠터 등을 이용할 경우에는 반드시 보호자의 협조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등의 문구가 삽입돼있다.
회기역 내 리프트 역시 폭 800mm, 길이 1150mm로 차체가 큰 전동스쿠터를 탈 경우 추락의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 씨의 한 측근은 “모델이 구형이라 스쿠터의 길이가 맞지 않은 상태에서 A 씨가 조작을 하려다 추락사고가 발생했다”며 “환경 자체가 사고를 만든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휠체어리프트 전문 회사인 신우프론티어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일어난 리프트의 모든 사고는 구형 리프트에서만 발생됐으며 사고자 또한 100% 전동휠체어 및 전동스쿠터 이용자였다”며 “현재의 수동전용의 구형 리프트를 전동휠체어 및 스쿠터 이용자가 사용할 때는 위험소지가 높다”고 말했다.
1-4호선의 신형리프트 설치현황. 총 23역에 38대가 신설, 교체됐다. 
사진제공/ 서울메트로 ⓒ2006 welfarenews
▲ 1-4호선의 신형리프트 설치현황. 총 23역에 38대가 신설, 교체됐다. 사진제공/ 서울메트로 ⓒ2006 welfarenews
▶ 신형 휠체어리프트 설치 현황
지난 2005년 8월부터 보급되기 시작한 신형 휠체어리프트는 정격하중 300kg에 폭 800mm, 길이 1250mm로 추락방지용 자동스토퍼가 장착돼 있으며 안전보호대도 자동으로 설비돼 있다. 또한 전동휠체어 및 대형을 제외한 중ㆍ소형 스쿠터 모델은 탑승 가능하다.
서울특별시지하철건설본부는 지난 2001년부터 지난 3월까지 총 758대의 엘리베이터ㆍ에스컬레이터ㆍ휠체어리프트 교체사업을 진행했다. 이중 휠체어리프트 신형 교체작업에 착수된 물량은 총 97대다.
서울메트로 관할 노선인 1호선~4호선 구간과 서울도시철도공사가 관할하고 있는 5호선~8호선 구역을 살펴보면 1호선~4호선 구간의 경우 총 150대의 리프트 중 38대가 신형으로 교체ㆍ신설돼 전체의 약 25.3%를 차지하고 있다. 5호선~8호선의 경우 총 303대의 리프트 중 60대가 신형으로 약 19.8%의 비율을 보이고 있다.
전동휠체어와 전동스쿠터가 보장구로 인정받아 점차 보편화되는 현실을 감안할 때 낮은 교체율임을 알 수 있다.
또한 서울을 제외한 인천 73대ㆍ부산 278대ㆍ대구 118대 모두 구형이나 교체 계획조차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5-8호선의 신형리프트 설치현황. 60대가 신형
사진제공/ 서울시도시철도공사 ⓒ2006 welfarenews
▲ 5-8호선의 신형리프트 설치현황. 60대가 신형 사진제공/ 서울시도시철도공사 ⓒ2006 welfarenews
이처럼 낮은 보급률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승강기제조및관리에관한법률의 검사 기준에 신형 리프트 설치가 의무사항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천ㆍ부산ㆍ대구지하철공사의 관계자들은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에 교체 계획은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한편 휠체어리프트 신형 교체사업이 지자체와 지하철공사에서 담당하는 수리ㆍ보수 영역에 포함돼 중앙정부의 예산편성지침이 부재한 점도 낮은 보급률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건설교통부의 한 관계자는 “수리ㆍ보수영역은 각 지자체와 관련 기관이 알아서 예산을 편성해 조정하는 영역이므로 정부에서 관여할 부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서울시의 경우 97대의 교체사업을 끝으로 현재 올해 예산은 책정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지난 16일 집회 현장 
사진제공/ 대구DPI ⓒ2006 welfarenews
▲ 지난 16일 집회 현장 사진제공/ 대구DPI ⓒ2006 welfarenews

전동휠체어 탑승거부

▶ 동대구역 무궁화호 열차
지난달 27일 새벽 동대구역에서 전동휠체어 이용 장애인들의 무궁화호 탑승을 승무원들이 저지하는 사태가 빚어져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행 열차를 타려고 하는 장애인들에게 승무원들은 “전동휠체어장애인은 무궁화호 탑승을 금지한다”는 철도공사 내부규정을 이유로 탑승 자체를 거부했다는 것.
이에 장애인들은 동대구역 역장과의 면담을 요청했고 역무원들과의 마찰이 일어났다. 이 과정에서 역무원들이 욕설과 폭력을 행사했다며 대구DPI 등 총 6개 장애인단체들은 지난 16일 동대구역 광장에서 항의 집회를 가졌다.
동대구역 측은 “현재 무궁화호에 전동휠체어 탑승객을 위한 설비가 마련돼 있지 않으므로 올해 12월까지 관련 보수를 할 예정”이라며 KTX를 이용하라는 입장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DPI 서준호 간사는 “동대구역 측이 내부지침을 이유로 탑승을 거부했는데 일관성이 없는 주장이다. 수동휠체어 설비 칸에 탑승했을 때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며 “아무런 보완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 장애인들의 이동권을 박탈하는 행위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 새마을호·KTX도 문제 많아
이날 집회에서 장애인단체들은 무궁화호 뿐 아니라 새마을호의 탑승 문제도 지적하며 장애인이동권 보장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새마을호에는 수동휠체어 설비조차 마련돼 있지 않아 장애인의 탑승 자체가 불가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KTX의 경우 특실에 전동휠체어 좌석이 마련돼 있으나 장애인 고객을 수용하기에 부족하다는 주장도 덧붙여 제기됐다.
서준호 간사는 “이 문제는 장애인 이동권 전반에 관련된 문제로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전동휠체어 장애인이 늘어나고 있는 시점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이동권이 보장될 때까지 집회를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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