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으로 그리는 그림에 빠져들다
몸으로 그리는 그림에 빠져들다
  • 김성곤
  • 승인 2006.06.20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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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극단'시선' ⓒ2006 welfarenews
▲ 사진제공/ 극단'시선' ⓒ2006 welfarenews
장애인이 연극을 접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청각장애인은 장애특성상 연극을 즐기기 어렵다. 이에 청음회관은 지난 15일 개관 21주년을 맞아 서울문화재단 지원으로 청각장애인 문화나눔사업 연극공연을 개최했다.

공연된 연극 ‘바보’는 故 운보 김기창 화백의 삶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이다. ‘바보’는 청각장애를 가진 한 인물이 세상의 시련과 운명 속에서 걸작을 만들기 위한 예술혼을 불태우는 삶을 그려낸 연극이다.

청각장애인 화가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의 특성상 몸짓 언어 위주의 비언어 연극, 춤과 그림이 함께 하는 이 연극은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외국인이든 내국인이든 어떠한 언어를 가진 관객이든 간에 소통이 가능하다. 또한 배우의 몸으로 그림을 표현한다면 어떤 그림이 나올까 상상하는 재미가 있다.

대사를 표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한국 춤의 보법(잔걸음, 2박 3보)과 수화, 요가를 활용했다. 배우의 움직임·소품·조명 등이 들을 수 없는 화가의 내면세계를 표현하고 있으며 주인공의 살고 사랑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살아 있는 그림을 통해 보여준다.

연극의 모티브가 된 김기창 화백은 만원 지폐의 세종대왕 얼굴을 그린 것으로 유명하다. 7세 때 장티푸스로 청각을 잃은 그는 학교에 가도 강의를 들을 수 가 없었다. 무료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공책에 생각나는 대로 그린 그림을 어머니가 발견하고 이당 김은호 화가에게 아들을 화가로 키워줄 것을 당부한다.

이후부터 김기창 화백은 예술가로서의 삶을 살아가게 되고, 생을 마감하는 순간까지 그림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보여준다. 또한 청각장애인이었던 그는 청음회관을 설립해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전문적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했다.

연극을 공연한 극단 ‘시선’은 연극 언어를 배우의 신체에서 찾는 작품들을 연출해왔으며, 다양한 곳에서 소외계층을 위한 공연활동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