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근처 하나은행 빌딩 옥상에서 투신을 불사하겠다며 고공투쟁을 벌이고 있는 안마사협회 회원들  ⓒ2006 welfarenews
▲ 국회 근처 하나은행 빌딩 옥상에서 투신을 불사하겠다며 고공투쟁을 벌이고 있는 안마사협회 회원들 ⓒ2006 welfarenews

보건복지부 유시민 장관의 방문으로 마포대교를 철수했던 대한안마사협회(이하 안마사협회) 회원들이 또 다시 건물옥상에서 고공투쟁을 벌이고 있다.

안마사협회 회원 15명은 지난 27일 오후 4시경부터 여의도 국회 근처 11층짜리 건물인 삼희익스콘벤처타워 옥상에 올라가 줄을 내려뜨린 채 고공투쟁을 진행 중이며 건물 11층, 옥상으로 통하는 계단 앞에는 20여명의 회원들이 고공투쟁에 합류하기 위해 대기 상태다.

이들은 이번 임시국회에서 안마사들의 생계를 위한 법안을 즉각 통과시키라고 요구하고 있다.

옥상으로 통하는 계단 앞에 대기중인 안마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최영진 위원은 “지난 주 유시민 장관이 방문, 유사 안마업 종사자들을 무자격안마사로 유권해석해 행정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아무런 움직임이 없고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도 입법마련을 도와주겠다고 했지만 이후 가시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어 고공투쟁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안마사협회 송근수 경기지부장은 “내일 오후까지 여야가 함께 손을 잡고 비상대책위원회가 제시하는 의료법개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약속을 하지 않는다면 회원들은 매달려 있는 줄을 끊거나 투신을 각오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공농성이 진행중인 건물 앞에서는 안마사협회 200여 회원들이 모여 임시국회 내 시각장애인의 생계 보장 입법을 촉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2006 welfarenews
▲ 고공농성이 진행중인 건물 앞에서는 안마사협회 200여 회원들이 모여 임시국회 내 시각장애인의 생계 보장 입법을 촉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2006 welfarenews
안마사협회 회원들의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건물 앞에는 부산과 대전 등지에서 모인 200여명의 시각장애인들이 시위를 진행하고 있으며 시민들을 대상으로 시각장애 안마사 생업을 보장하라는 서명운동도 전개하고 있다.

이날 고공농성이 시작된 지 2시간여가 지난 오후 6시 30분 쯤 한나라당 정화원 의원이 현장을 방문해 비대위 권인희 위원장, 유영선 부위원장, 송근수 경기지부장과 함께 법안 통과에 관해 논의를 했다.

정 의원은 건물 앞에서 집회를 갖고 있는 안마사협회 회원들에게 “국회의원으로서 뭐라 할 말이 없다”며 “유시민 장관과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에게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할 것을 독려했다. 법안이 국회에 통과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16일 한나라당 123명 전원 동의하에 발의한 의료법개정안이 통과되기 위해서 는 절차상 20여일 이상 걸린다”며 “다만 여야 합의가 있을 경우 보다 빠른 시일 내에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기 때문에 여당의 결정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비대위는 보도자료를 통해 “회원들에게 냉정히 대처할 것을 호소하고 있으나 정부, 국회의 확실한 답변이 없는 상황에서 이들을 잠재울 방법이 없다”며 “시각장애인들의 절규와 몸부림에 일정만 고집하지 말고 임시국회를 연장해서라도 시각장애인들의 안마업권 보장을 위한 의료법을 개정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앞서 안마사협회 회원 18명은 지난주부터 근처에서 천막을 치고 단식을 단행해 왔으며 단식농성 8일째인 지난 26일 3명이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이중 38세 이광식 씨는 의식불명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에 진행된 의료법개정실무협의회 4차회의 역시 안마사협회와 복지부와의 커다란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한 채 끝났다.

비대위 박정근 대변인은 “우선 3차회의에서 논의된 의료기사법에 안마사를 제외한 모든 마사지사를 ‘마사지사’로 등재하는 방안은 거론하지 않기로 동의했지만 안마사를 ‘수기사’로 개칭하고 ‘3호침술을 안마업에 포함시켜 달라’는 요구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논의해야할 부분이라고 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의료정책팀 관계자는 여전히 협의 과정 중에 있기 때문에 말하기가 곤란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의료법개정실무협의회(이하 실무협의회) 5차회의는 오는 29일 오후로 예정돼 있으며, 지금까지 서로의 입장이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실무협의회 지속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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