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활동보조인제도화 움직임의 도화선이 됐던 故 박기연 씨, 안마사 사태로 목숨을 끊은 故 변경애 씨, 사랑의집 기도원 희생자들...
이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사회를 비판하며 더 이상 장애인의 죽음을 두고볼 수 없다는 메시지를 담은 합동추모대회가 지난 28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개최됐다.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김영희 대표는 “우리는 가슴에 빨간 리본을 달고 있다”며 “붉은 피로 당당한 권리를 말하고 있다. 더 이상 죽어가는 장애인이 없도록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전국시각장애인청년연합회 권순철 씨는 “안마업은 시각장애인에게 유일한 생존 조건”이라며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어렵게, 힘들게 살아가다가 죽어야만 하는 것이 한국의 현실이다”라고 개탄하기도 했다.
이날 전장연은 기자회견 이후 광화문 네거리까지 행진, 교보생명 앞 횡단보도에서 합동추모제를 진행했다. 죽어간 장애인들을 상징하는 관을 놓고, 희생자들의 영정을 빙 둘러 세운 후 참가자들은 각자 가슴에 단 빨간 리본을 관에 달았다. 붉게 물든 관 위에 흰 국화를 놓고 고인의 넋을 기리는 부네굿이 펼쳐졌다. 한바탕 춤사위가 끝난 후 관과 영정을 태우는 화형식이 거행됐다. 이 과정에서 경찰 측이 소화기를 분사하려 해 전장연 측과 마찰이 연이어 일어나 급박한 상황이 전개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