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담회 현장 ⓒ2006 welfarenews
▲ 간담회 현장 ⓒ2006 welfarenews

▶한국 장애계 4대현안을 말한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한국의 장애계 4대 현안 △장애인차별금지법(이하 장차법) △장애인교육지원법(이하 교육지원법) △활동보조인제도 △시설문제를 줄기로 논의가 진행됐다.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추진연대(이하 장추련) 박옥순 사무국장은 한국의 장애인차별 현실을 알리며 장차법 제정운동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박 사무국장은 “한국사회의 장애인차별은 심각한 수준이다.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원서접수조차 거부된 사례, 소풍에도 함께 가지 못하는 사건 등 차별사례는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독립적 장차법을 통한 권리쟁취가 필요하다”면서 “법 제정을 위한 운동에 매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교육지원법과 활동보조인제도에 대해서는 운동의 역사와 의미가 화두에 올랐다.
장애인참교육부모회 김경애 상임대표는 “지난 2003년부터 부모회가 결합돼 투쟁을 시작했다. 지난 2004년 30번 이상의 의견수렴을 거쳐 교육지원법이 완성됐고, 단식농성 끝에 정부의 약속 및 국회 상정이 이뤄졌다”며 “부모운동사에 큰 획을 그은 성과”라고 말했다.

전장연 양영희 공동집행위원장은 “중증장애인들은 활동보조인 없이는 생활할 수 없다. 결국 생존의 문제며 국가가 책임져야 할 필수적인 제도”라며 “권리로서 보장받는 것이 핵심인데 활동보조인제도화를 위해 시행주체가 되는 지자체 공략과 대정부투쟁을 동시에 전개하는 투쟁전략을 사용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한국의 사회복지 역사와 시설문제의 연관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일기도 했다.
사회복지시설생활인인권확보를위한연대회의 김정하 사무국장 “한국전쟁 등을 겪으면서 시설이 발달했지만 장애인ㆍ노인 등 소외계층을 격리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됐다”며 “인권침해가 여전히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은 이러한 역사 속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콩의 마루 씨 ⓒ2006 welfarenews
▲ 홍콩의 마루 씨 ⓒ2006 welfarenews
▶자유로운 토론, 보이는 해법

전장연과 EAPTN 회원들은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장애인 인권향상을 위한 해법을 모색했다. 이날 사회복지 모델에서부터 장애인복지를 위한 협력 방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차원의 논의가 이뤄졌다.
EAPTN 일본팀 오사카 씨는 “일본의 경우 덴마크 등 유럽 국가를 모델 삼아 사회복지를 실천하고 있는데 한국은 어떠한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에 장추련 박옥순 사무국장은 “일본의 사회복지 발달사와 한국의 발달사는 매우 비슷하다. 일본이 주요한 모델이 되어왔고, 최근에는 미국과 호주, 유럽 등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며 “외국의 정책을 모델화할 경우 한국의 상황과 맞지 않아 애로사항이 많다”고 말했다.

장추련 법제위 김광이 부위원장은 “각 나라의 현실이 반영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UN장애인권리조약의 경우 선진국보다 개발도상국의 관심이 훨씬 높다. 인권상황이 심각하기 때문에 조약에 대한 열의가 높다”고 전했다.

연극과 장애운동의 결합에 대해 EAPTN 회원들은 장애인이 참여한 워크숍을 예로 들며 장애인이 주체가 돼 참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EAPTN 홍콩팀 마루 씨는 “예술은 커뮤니케이션과 공유의 가장 좋은 수단”이라며 “예술행위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워크숍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참여하는 커뮤니티 댄스는 서로를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기회가 됐다. 장애인이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EAPTN 한국팀 장서영 씨는 “연극은 직접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라며 “장애인 스스로 자기 얘기를 할 수 있다. 앞으로 연극을 통해 함께 연대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전했다.

류 씨가 자유를 상징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2006 welfarenews
▲ 류 씨가 자유를 상징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2006 welfarenews
▶퍼포먼스로 만나는 자유

한편 EAPTN 회원들은 이날 국회 앞 국민은행에서 열린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화요집회에 참가, ‘퍼포먼스 한마당’을 펼쳤다. 이들은 각기 다른 퍼포먼스를 통해 현대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조명했다.

가장 주목받은 공연은 EAPTN 일본팀 류 씨의 공연. 뇌병변장애인인 그는 쏟아지는 빗줄기에 굴하지 않고 혼신의 힘을 다해 열연했다. 연속적인 움직임을 통해 사회 속에 길들여져 가는 인간의 한계를, 자유로이 춤을 추고 노래하는 모습에서 틀을 깨치고 새로이 나아가는 인간의 가능성을 표현했다. 40여분의 공연을 마친 그의 모습은 그 어떤 장애도 파괴할 수 없는 순수한 자유 그 자체였다.

오사카 씨의 '잊혀진' 중의 한 장면 ⓒ2006 welfarenews
▲ 오사카 씨의 '잊혀진' 중의 한 장면 ⓒ2006 welfarenews
이외 일본팀 오사카 씨는 일본의 베이비붐 세대를 통해 핵가족화와 더불어 가족애가 사라지는 세태를 들여다보는 퍼포먼스 ‘잊혀진’을 공연했다. 화려한 천과 보자기 등으로 아이의 태어남과 성장을 표현했으며 중국팀 웨이컨 씨는 의자 두 개가 놓인 방을 오가며 똑같은 행위를 반복하는 인간을 통해 현대인의 무료한 삶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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