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로가 한없이 높게 느껴진다. 휠체어를 밀고 올라가기에는 너무 힘이 드는 구간이다. 누군가 휠체어를 밀어줘야 그나마 쉽게 올라갈 수 있다. ⓒ2006 welfarenews
▲ 경사로가 한없이 높게 느껴진다. 휠체어를 밀고 올라가기에는 너무 힘이 드는 구간이다. 누군가 휠체어를 밀어줘야 그나마 쉽게 올라갈 수 있다. ⓒ2006 welfarenews
높은 곳에서 추락하며 느끼는 스릴과 공포, 예쁜 정원과 동화 속 캐릭터. 도심 속 일상에서 탈출해 짜릿함을 맛보고 싶은 사람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대표적인 곳이 바로 놀이공원이다. 그런데 현실의 세계를 벗어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놀이공원이 장애인들에게는 다시 한 번 현실의 벽을 느끼게 하는 장소가 되고 있다.
놀이공원이 장애인들이 이용하기에 어떤 불편이 있는지 S놀이공원과 L놀이공원 시설을 점검, 진단해봤다.
놀이공원에 놀러 온 사람들이 승강장에서 차량을 기다리고 있다. 연석경사로가 없어 장애인은 내려갈 수 없는 곳이다. 차량이 오면 직원들이 장애인을 들어서 옮겨야 한다. ⓒ2006 welfarenews
▲ 놀이공원에 놀러 온 사람들이 승강장에서 차량을 기다리고 있다. 연석경사로가 없어 장애인은 내려갈 수 없는 곳이다. 차량이 오면 직원들이 장애인을 들어서 옮겨야 한다. ⓒ2006 welfarenews
△ 교통시설에서 내려 출입문까지
- S놀이공원은 교통시설에서 내려 출입문까지 거리가 상당히 멀다. 보통 걸어서 이동하거나 놀이공원 측에서 운행하는 차량을 이용하게 된다. 그런데 이 때 문제가 발생한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차량을 이용하기 위해서 대기하는 곳과 차량사이가 경사로가 아닌 연석으로 마무리 돼있기 때문이다.
놀이공원 직원들이 장애인을 도와 차량에 탑승하는 것을 도와주고는 있지만 경사로가 아니기 때문에 힘이 많이 든다. 또한 차량에 부착돼 있는 발판도 너무 높아 차량을 이용하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이에 대해 놀이공원 측 직원은 “경사로 설치와 차를 연석 가까이 정차해 줄 것을 회사 측에 여러 번 얘기했지만 장애인이 이용하는 횟수가 비교적 적다는 이유로 특별히 개선된 사항은 없었다”라고 말했다.

△ 시각장애인이 찾을 수 없는 출입문
- 놀이공원에 놀러 온 사람들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것은 출입문이다. 그런데 교통시설에서 내려 출입문까지 찾아오는 길에는 점자블록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 출입문 근처에 도착해도 놀이공원의 전체적인 안내를 해주는 점자안내판·촉지도식 안내판·음성안내장치·유도신호장치는 보이지 않았다.

비장애인에게는 몇 개 안되는 낮은 계단이지만 휠체어를 탄 장애인은 오를 수 없는 험난한 곳이다. ⓒ2006 welfarenews
▲ 비장애인에게는 몇 개 안되는 낮은 계단이지만 휠체어를 탄 장애인은 오를 수 없는 험난한 곳이다. ⓒ2006 welfarenews
△ 발길을 돌리게 만드는 부대시설들
- 놀이공원 내에는 음식점, 게임장 등의 부대시설들이 많이 있었다. L놀이공원의 경우 실내이다 보니 부대시설들의 출입구에 턱이 없어 경사로를 따로 설치할 필요가 없었다.

S놀이공원의 경우는 야외놀이 시설이기 때문에 부대시설로 들어가는 입구에 대부분 턱이 있었다. 하지만 경사로를 제대로 설치하지 않아 장애인들이 큰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경사로를 너무 높고 짧게 설치한 경우가 대부분이고 심지어는 경사로가 없는 부대시설들도 있었다. 또한 경사로가 있는 곳 바로 앞에 그레이팅이 설치돼 있어 자칫하면 휠체어 앞바퀴가 빠져 장애인이 다칠 위험이 컸다.

한 패스트푸드점은 경사로가 설치돼 있었지만 주문하는 곳으로 가는 중간에 계단만 설치돼 있어 장애인 혼자 패스트푸드점을 이용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공연장 입구로 들어가는 유일한 곳이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이곳은 놀이공원 직원이 휠체어를 탄 장애인을 들고 계단을 올라가야 관람석에 도착할 수 있다. ⓒ2006 welfarenews
▲ 공연장 입구로 들어가는 유일한 곳이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이곳은 놀이공원 직원이 휠체어를 탄 장애인을 들고 계단을 올라가야 관람석에 도착할 수 있다. ⓒ2006 welfarenews
△ 최초 설계부터 장애인 배려 못해
- L놀이공원은 현재 장애인 우선이용제를 실시해 장애인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 몇 몇 놀이기구들은 장애인이 출입하는 경사로가 입구가 아닌 출구 쪽에 설치돼 있었다. 비장애인들이 입구로 들어갈 때 장애인은 출구로 들어가게 된다. 최초 놀이공원을 설계할 때 장애인을 배려하지 못한 점이 비장애인과 장애인을 분리시켜 놓아 또다시 장애인들은 소외감을 느낄 수밖에 없게 만들고 있다.. 입구 쪽에 경사로가 설치돼 있어도 입구가 비좁고 경사가 급해 직원과 일행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

또한 워터쇼 공연장에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2층 높이의 공연장은 입구부터 여러 개의 계단만이 설치돼 있었으며 관람석에도 경사로는 설치돼 있지 않았다. 공연을 관람하려면 놀이공원 측 직원이 휠체어를 들어서 관람석까지 이동해야만 하며 관람 후 출구로 나갈 때도 직원의 도움이 필요하다.
S놀이공원의 경우도 놀이기구를 탑승하기 위해 대기하는 곳의 폭이 많이 좁아 휠체어로 이동하기에 힘들었으며 경사로가 설치돼 있지 않은 곳도 있어 직원과 장애인 모두에게 부담이 되는 곳이 많았다.

놀이기구 장애인 편의시설 관리가 어떻게 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송파구청 관계자는 “1년에 한 번씩 장애인 편의시설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있지만 L놀이공원 내부의 시설물까지 조사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S놀이공원 관계자는 “놀이공원 내 편의시설은 관리하지만 개선할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라며 “입구까지 이동하는 차량에 관한 사항은 S공원에서 맡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S공원 관계자는 “차량에 관련된 시설 사항은 S놀이공원에서 관리 한다”며 서로 책임을 전가하기에 급급한 행태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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