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미희(좌) 씨와 박현 씨의 다정한 한때. ⓒ2006 welfarenews
▲ 배미희(좌) 씨와 박현 씨의 다정한 한때. ⓒ2006 welfarenews

보이지 않는 곳에서 가장 분주하게 일해야 하는 사람들, 나보다 어려운 이들을 돕기 위해 팔을 걷어붙인 수많은 이들 틈에서도 장애인을 찾기란 쉽지 않다. 장애인들을 위한 행사나 현장에서는 더더욱 찾기가 어렵다.

하지만 울산전국장애인체육대회(이하 체육대회) 취재차 프레스센터에 발을 들이자마자 기자를 반기는 한 장애여성을 만날 수 있었다.

프레스센터 자원봉사자로 뛰고 있는 박현(24ㆍ정신지체1급) 씨. 그녀는 한 공장을 일터로 두고 있었지만 얼마 전 부도가 나는 바람에 집에서 쉬고 있었다. 박현 씨를 체육대회로 이끈 사람은 바로 어머니. 어머니가 직접 자원봉사자 신청을 권유했고, 그녀도 선뜻 이를 받아들였다.

박 씨는 “아직 첫날이라 잘 모르겠지만 열심히 해보고 싶다. 일은 할만한 수준인 것 같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현 씨가 이곳에서 일을 하게 되면서 만나게 된 또 하나의 장애여성 자원봉사자, 배미희(26ㆍ지체2급) 씨. 뇌병변장애를 가지고 있는 배 씨 역시 장애인 봉사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배 씨는 “그동안 어린이와 노인을 대상으로 한 자원봉사는 해봤지만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자원봉사는 처음”이라며 “내가 이곳에서 어떤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는 기대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내가 이곳에 있음으로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박현 씨가 나보다 어리지만 같은 장애인이라는 점에서 많은 동질감을 느끼고 있다”며 “함께 일하게 돼서 기쁘다”고 덧붙였다.

같은 장애인으로서, 여성으로서 체육대회 자원봉사를 시작한 박현 씨와 배미희 씨. 체육대회가 진정한 장애인들을 위한 축제일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들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스스로를 위해, 또한 타인을 위해 주인으로 나서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하며 길을 나섰다.

저작권자 © 웰페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