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조차 볼 수 없었다”
“시험조차 볼 수 없었다”
  • 정혜문
  • 승인 2006.10.12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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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기자회견 현장 ⓒ2006 welfarenews
▲ 지난 1일 기자회견 현장 ⓒ2006 welfarenews

지난 1일 서울시 공무원 시각장애인 차별과 관련한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기자회견 현장에서 터져 나온 시각장애인들의 목소리다. 이들은 지난달 30일 서울시지방공무원 임용시험 시행 과정에서 차별을 경험했다며 서울시의 공개사과와 시험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서울시지방공무원 임용시험의 공고문을 살펴보면 ‘장애인응시자는 행정업무수행능력(필기, 시각, 청각)이 있는 자’를 응시자격에 명시해 해당 장애인의 응시를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시각장애가 행정업무수행능력의 기준이 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기자회견을 주최한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추진연대와 전국시각장애인청년연합회는 성명서를 통해 “시각장애인은 음성 프로그램과 컴퓨터로 대부분의 컴퓨터 파일 형태의 문서를 처리할 수 있고 무지 점자기를 활용해 문서 작업을 할 수 있다”며 “보조적 장비와 체계 개선으로 근무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근본대책이지 임용 과정의 차별은 말도 안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점역 시험지가 없어 시험을 보지 못한 강윤택 씨는 “특수교육ㆍ사회복지를 복수전공해 4년제 정규대학을 졸업했고, 졸업 후 직업재활센터에서 훈련교사로 근무해왔다”며 “행정능력에 아무 이상이 없는데 접수 과정에서부터 거부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인사과의 한 관계자는 “현재 공무원의 직무 환경에서 요구되는 부분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근무환경이 시각장애인에 맞게 조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제한을 둘 수밖에 없는 애로점이 있다”고 말했다.

진정서를 들고 있는 시각장애인들 ⓒ2006 welfarenews
▲ 진정서를 들고 있는 시각장애인들 ⓒ2006 welfarenews

한편 서울시는 이들 단체가 요구한 공개사과와 제도개선에 대해서는 구체적 입장을 밝히기 곤란하다고 답변했다. 서울시 인사과 관계자는 “제도개선 부분은 우리 시만 독단적으로 정할 수 없다”며 “타 시 지방공무원 시험과 중앙인사위원회 주관 국가공무원 시험 등 전체적 기준이 마련돼야 따라갈 수 있다”고 독자적 환경개선의 의지는 없음을 내비쳤다.

국가공무원시험을 주관하는 중앙인사위원회 역시 시각장애인을 위한 제도개선은 검토 중으로 구체적 방침을 밝히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표명해 즉각적인 제도개선은 어려울 전망이다.

중앙인사위원회 균형인사과의 한 관계자는 “국가공무원 임용의 경우 접수부터 제한을 두지는 않으나 신체검사 시 행정능력 부분에서 장애 여부를 보는 것으로 안다”며 “시각장애인을 위한 제도개선 부문은 논의 중에 있으며 구체적 제도개선 단계는 아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