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i행복한 어린이 집의 원아들과 선생님들이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한자리에 모였다.<사진/ 김성곤 기자> ⓒ2006 welfarenews
▲ KTi행복한 어린이 집의 원아들과 선생님들이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한자리에 모였다.<사진/ 김성곤 기자> ⓒ2006 welfarenews

아이들은 없고 노인들만 존재하는 암담한 세상, 그것은 다름 아닌 가까운 미래의 한국의 모습이다. 엄청난 교육비를 감당하기 위해서 돈을 벌어야만 하는 부모들, 하지만 아이를 안심하고 맡길 곳이 없다. 부모의 답답한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 주고 하루 종일 부모를 찾는 애타는 아이들의 마음도 보듬어주는 일거양득의 방안, 직장 내 보육시설. 한 건물 안에서 부모는 일을 하고 아이는 해맑게 자란다.

정부가 저출산 타개책으로 제시한 영유아보육법시행령 제20조의 직장보육시설 의무설치 기준 대상 사업장의 규모를 상시 여성근로자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 상시 여성근로자 300인 이상 또는 근로자 500인 이상 사업장으로 대폭 확대한다는 방안이 지난해 1월 30일부터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직장 내 보육시설설치 의무기준을 준수하고 있는 사업장은 45%에 불과하다. 이에 본지에서는 모범적인 운영을 하고 있는 직장 내 보육시설 을 소개함으로써 직장 내 보육시설의 활성화를 모색하고자 한다.

정보통신업계의 절대강자 KT
KTi 행복한 어린이집을 찾아서

서울시 양천구 목동에 위치한 KT IT 본부 1층에는 45명의 영유아들이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KTi 행복한 어린이집이 자리하고 있다.
행복한 어린이집은 지난 2003년 8월 1일 개소한 이래로 KT IT 본부 직원들의 자녀들이 입소해 생활하고 있다.
보육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로 부모들이 퇴근하면서 아이를 찾아가기 때문에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은 대중이 없다.

적은 부담, 효율적 운영

행복한 어린이집은 5명의 선생님이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으며 자유로운 놀이 프로그램을 주로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원래 영유아 보육법상의 규정에 따르면 45명의 원아를 지도하는 데는 4명 선생님이 적합한 것으로 되어있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좀 더 질 높은 교육을 원했고 노동부가 이를 받아들여 교사 한 명을 더 충원하는데 찬성했으며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KTi 어린이집의 운영에 소요되는 총비용은 노동부가 교사 1인당 인건비로 80만원을 지원하는 등 총비용의 24.9% 정도를 지원하고 사업주인 KT에서 21.6%정도를 지원하며 그 나머지인 53.4%를 학부모들이 지원하는 체제로 민간어린이집에 비하면 부모들의 부담이 적은 편이다.

KTi 행복한 어린이집 정혜원 원장은 “선생님을 한 명 늘려서 내 아이에게 좀 더 나은 교육을 받게 하고 싶다는 부모들의 열의도 직장 내 시설이라는 지리적인 장점이 줄 수 있는 또 다른 장점이라고 생각 한다”라고 말한다.

늘 한 직장의 동료로 생활하는 부모들이 아이들의 교육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는 의견이다.

직장 내 보육시설은 학부모들이 같은 건물 안에 있기 때문에 선생님들과의 의사소통이 활발히 진행되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어린이집 운영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올 때마다 빠른 시일 안에 의견수렴이 이뤄진다. 따라서 운영상에 문제점이 적체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한다.

또한 민간 어린이집과는 달리 근거리에 아이가 있기 때문에 아이가 갑자기 아프다거나 할 경우에 부모에게 신속하게 연락이 가게 되고 신속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런 부분은 학부모와 아이에게 안정감을 줄 뿐 만 아니라 하루 종일 아이들의 안전을 염려하는 선생님들의 마음의 짐도 덜어주는 것으로 직장 내 보육시설이 가지는 최대의 장점이 되고 있다.

또한 민간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길 경우에는 아침 일찍 아이를 맡기고 다시 출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에 쫒기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비해 직장 내 보육시설은 부모가 출근하면서 아이를 맡길 수 있어서 효율적이다.

시설 규모 확장은 필수, 문제점 산적

또한 직장 내 보육시설에 아이를 입소시키기 위해서는 접수를 해야 하는데 입소를 원하는 인원을 수용하지 못하는 작은 규모로 인해 대기인원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으며 심한 경우에는 4-5년 간 대기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설에 수용할 수 있는 원아의 수를 대폭 늘리는 방법밖에 없다는 의견들이 분분하다.

한편 이러한 의견을 받아들여 큰 규모의 시설을 설치하려고 해도 또 다른 문제가 불거져 나온다. 여성가족부의 영유아교육법상에 따르면 입소 원아가 50명이 넘는 경우에는 실외 놀이터를 설치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만약에 실외놀이터를 설치 할 수 있는 조건이 여의치 않는 경우에는 실내 놀이터라도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직장 내 보육시설 설치 시 당면하게 되는 한계점으로 지적되는 것이 장소의 제약이다 보니 직장에 실내ㆍ외 놀이터를 설치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모 방송사에서도 1년 전부터 실내 놀이터를 설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어려움을 겪고 보육시설 설치를 포기한 상태라고 한다.

한편 학부모들이 업무가 끝나고 아이를 데려 가는 경우가 많아 선생님들은 당번을 돌아가며 늦은 시간까지 남아있게 된다고 한다.

보육교사 서 모씨는 “방과 후 교실선생님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도 이러한 불편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의견은 내놓기도 했다.

여러 가지 장점을 지닌 직장 내 보육시설이라 해도 설치기준이 300인 이상 사업장으로 못 박혀 진다면 그에 못 미치는 사업장에 다니는 부모들은 혜택을 입지 못하고 아이 키우기를 포기하게 될 지도 모른다. 정부는 이러한 불합리한 부분을 감안해 대폭 안화 된 기준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KTi행복한 어린이 집의 두 원아가 다정스럽게 공부하고 있다.<사진/ 김성곤 기자> ⓒ2006 welfarenews
▲ KTi행복한 어린이 집의 두 원아가 다정스럽게 공부하고 있다.<사진/ 김성곤 기자> ⓒ2006 welfarenews

학부모들과의 미니 인터뷰

가까운 곳에 아이가 있어서 아플 때도 안심이 되요.
많은 아이들이 혜택 받을 수 있게 시설 확장됐으면

퇴근 시간이 6시를 막 넘긴 시간. KT 빌링센터에 근무하는 올해 30살의 정 씨는 5살 난 딸아이를 찾으러 어린이집을 찾는다.

온 종일 업무에 시달리면서도 딸아이를 품에 안는 정씨의 표정은 힘든 기색이라곤 찾을 수가 없다.
정 씨는 “가까운 곳에 아이를 맡기고 일을 할 수 있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라며 “얼마 전 아이가 아플 때 빨리 달려올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른다”며 많은 인원을 받을 수 있도록 직장에서 배려해 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부부가 같이 KT에 근무하는 36세의 차 모씨는 아내가 오늘은 중요한 업무가 있어서 아들을 데리러 급히 뛰어왔다고 한다.

3살배기 아들을 사랑스레 바라보는 차 씨는 초등학교에 입학한 큰 아이는 대기 순번이 늦어 민간 어린이집을 다녔는데 이곳과 비교해 보면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어가서 힘들었다고 전한다.
그래서 둘 째 아이를 이곳에 맡기려고 일부러 근처로 이사까지 했다고 한다.

선생님들의 배려덕분에 안심하고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며 회사에서 시설을 확장해 더 많은 동료들의 아이들도 혜택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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