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어린이집에서 공부하고있는 아이들의 모습. ⓒ2007 welfarenews
▲ kbs어린이집에서 공부하고있는 아이들의 모습. ⓒ2007 welfarenews
정부가 저출산 타개책으로 제시한 영유아보육법시행령 제20조의 직장보육시설 의무설치 기준 대상 사업장의 규모를 상시 여성근로자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 상시 여성근로자 300인 이상 또는 근로자 500인 이상 사업장으로 대폭 확대한다는 방안이 지난해 1월 30일부터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직장 내 보육시설설치 의무기준을 준수하고 있는 사업장은 45%에 불과하다. 이에 본지에서는 모범적인 운영을 하고 있는 직장 내 보육시설 을 소개함으로써 직장 내 보육시설의 활성화를 모색하고자 한다.

△‘자유야! 창의야! 놀자’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깨달아 가며 성장하는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이 모여 있는 곳, 한국방송공사의 직장 내 보육시설인 KBS어린이집 아이들은 오늘도 자유와 창의가 살아 숨쉬는 120평 남짓한 공간에 모여든다.

오전 8시, KBS 어린이집의 만 1세부터 4세까지의 유아 74명은 또 다른 하루를 시작하기 위해 등원을 하기 시작한다.

보통의 직장과는 달리 KBS어린이집의 경우에는 KBS직원들의 근무 특성 상 출ㆍ퇴근 시간이 비교적 유동적이다. 때문에 아이들의 등원 시간과 퇴원시간도 들쑥날쑥하다. 따라서 어린이집에 근무하는 10명의 선생님들은 3교대 근무를 통해 최대한 부모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KBS는 회사가 인정하는 사원의 범위 안에 드는 직원에게 어린이 집을 이용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또한 어린이 집에 아이를 맡기는 데에 우선순위의 기준을 정하고 있는데 1순위는 여직원, 2순위는 맞벌이 부부, 맞벌이를 하지 않는 남직원이 3순위에 해당한다.

어린이집 운영에 소요되는 총 예산 중 학부모가 부담하는 부분은 약 40%로 민간어린이집에 비해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예산의 나머지 부분은 KBS와 노동부가 함께 지원하고 있다.

직장 내 보육시설의 가장 큰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시설설치 공간 확보의 어려움과 실외 놀이터 설치 문제도 KBS어린이집의 경우에는 회사의 배려로 해결할 수 있었다.

또한 KBS어린이집은 아이들의 교육에 있어서만은 자율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98년부터 이탈리아의 레지오 에밀리아 교육을 도입한 주제탐구표현활동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주제탐구표현활동이란 아이들이 어떤 사물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면 선생님이 거기에서 유출되는 또 다른 주제를 던져줌으로써 자연스럽게 사고의 발달을 가져오게 하는 시스템이다. 교육의 초창기에는 선생님들도 학부모들도 다소 혼란스러웠다고 한다. 하지만 계속되는 교육과정 속에서 아이들의 인성과 지적능력이 창의적으로 발달하는 것을 지켜본 선생님들과 학부모들은 이제는 오히려 주제탐구표현활동에 더욱더 적극적인 열의를 보인다고 한다.

또한 KBS 어린이 집에서는 특화수업으로 국악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 의외로 아이들의 반응이 매우 뜨겁다고 한다. 소고와 장구채를 잡은 고사리 손들은 오늘도 때 묻지 않은 신명나는 가락을 연주하고 있다.

kbs어린이집 김현자 원장. ⓒ2007 welfarenews
▲ kbs어린이집 김현자 원장. ⓒ2007 welfarenews
KBS어린이집 원장이며 한국보육연합회 전국직장분과 서울지회장을 맡고 있는 김현자 씨는 말한다. 아이들의 인성이 대부분 완성되는 유아시기의 교육은 어떤 시기의 교육보다 중요하다고.... 따라서 국가와 기업들이 조금 더 부모들에게 자녀교육을 위해 고민하고 연구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줘야 한다고.... 또한 부모들도 사회활동이나 경제활동도 중요하지만 부모 된 입장에서 무엇보다 자녀교육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공부해야 한다고...

아이의 성장과 교육을 국가와 사회가 함께 책임지겠다며 시작된 직장 내 보육시설. 좋은 취지로 시작된 시스템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는 길은 국가와 사회 그리고 당사자인 부모와 아이가 하나가 될 때 만 가능할 것이다. 서로가 노력과 고민을 아끼지 않는 KBS어린이집을 지켜보며 대한민국의 미래가 그리 어둡지 많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해본다.

△ 학부모들의 한마디
KBS의 사원 최 모 씨는 올해로 만4세가 되는 딸아이를 3년째 KBS어린이집에 맡기고 일하고 있다.
비용도 비교적 저렴해 가게에 도움이 되지만 무엇보다 좋은 점은 아이가 아플 때 빠른 조치를 해 줄 수 있어서 엄마로써 항시 아이 곁에 있지 못하는 미안함을 조금은 덜 수 있다고....

KBS 행정직에 근무하는 홍 모 씨는 맞벌이 부부다. 아내는 다른 직장을 다니고 있어서 아이와의 거리가 멀지만 아빠가 가깝게 있어서 여간 안심이 되는 게 아니란다.

아들을 맡기지 않았다면 맞벌이는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하는 홍 씨는 아이를 키우는 데 도움을 주는 직장을 위해 더 열심히 일하게 된다며 서둘러 아이를 아내 품에 맡기고 회사로 들어간다.

저작권자 © 웰페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