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welfare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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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영웅으로 알려진 한 사람이 있다. ‘아름다운 철도원’으로 불리는 김행균(47세ㆍ지체3급) 씨. 한국철도공사 부개역 역무과장인 김 씨는 지난 2003년 여름 한 아이를 구하고, 선로에 떨어져 자신은 두 다리를 잃었다. 순간의 선택이었다. 아이의 생명과 자신의 두 다리를 바꾼 김행균 씨. 당시의 심정이 궁금했다.

“1초는 생각해보면 정말 긴 시간입니다. 뛰어내리는데 1초도 걸리지 않았죠. 그냥 보자마자 막아야겠다고 생각했고, 행동으로 바로 옮기게 됐습니다.”

그는 무언가를 위해서, 남에게 보이기 위해서 선로에 뛰어든 것이 아니었다. 그저 내면 깊숙이 자리 잡은 인간적 본능에 의해 행동했을 뿐이었다. 그의 선행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살신성인, 영웅, 아름다운 철도원 등 사람들의 관심과 찬사를 받았다. 그를 응원하는 팬카페도 생겼다.

하지만 이러한 시선이 자못 부담스럽다는 김행균 씨. 김 씨는 “나는 대단한 사람이 아니다. 현실에 만족하고 하루하루 충실하려고 하는 평범한 가장일 뿐”이라며 “팬카페가 있다는 것을 알고 들어가 보기도 했지만 머쓱해서 글을 남기지 못했다. 운영자에게 미안할 따름”이라고 밝혔다.

그는 두 다리를 잃은 사고를 오히려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평했다. 더 크게 장애를 입거나 사망에까지 이르는 동료와 사람들에 비하면 자신의 사고는 그리 큰 일이 아니라는 것이 김 씨의 설명이다.

비록 수술을 통한 접합에는 실패했지만 의족을 사용해 일상에는 큰 불편이 없다는 김행균 씨. 이러한 긍정적인 사고 덕분일까. 그는 1년 만에 직장에 복귀했고, 마라톤과 킬리만자로 등정 등 비장애인도 하기 힘든 일들을 차례차례 해냈다.

김 씨는 “장애를 다른 사람들에 비해 쉽게 받아들였다. 더 큰 일을 당하지 않아 다행이라며 위안을 삼고 재활에 매진하려고 노력했다. 덕분에 의족과도 빨리 친해졌다”며 “복직까지 할 수 있게 돼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2005년 장애인, 비장애인과 함께 참가한 킬리만자로 등정은 장애인에 대한 스스로의 편견을 불식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김 씨는 “장애인들이 비장애인들보다 마음이 넓고 앞선 사람들”이라며 “자신의 부족함을 알기에 더 끊임없이 노력하고 끈기 있게 행동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장애인들과 직접 만나지 않았다면 몰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다는 김행균 씨. 그가 생각하는 희망이란 과연 뭘까. 김 씨는 “희망은 꿈이라고 생각한다”며 “꿈을 가슴에 품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하루하루를 대하는 습관에서 차이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나는 대단한 것을 바라지 않는다”며 “사고 후에 달라진 것은 없다. 내가 지킬 가정이 있고, 할 일이 있다는 것이 감사할 따름이다. 일상의 소중함을 알기에 내가 가진 작은 것들을 잃고 싶지 않다. 내 주변의 것들을 가꾸고 행복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주위에 영웅으로 알려졌지만 영웅이기보다 인간 ‘김행균’이길 원하는 그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희망의 실체를 보았다. 자신의 불행을 다행으로 여기고, 일상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그를 통해 평안과 위안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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