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김재수씨가 아들 토비 도슨의 구레나룻을 만지고 있다. <사진제공/오마이뉴스> ⓒ2007 welfarenews
▲ 아버지 김재수씨가 아들 토비 도슨의 구레나룻을 만지고 있다. <사진제공/오마이뉴스> ⓒ2007 welfarenews

아버지는 끝내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28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기자 회견장에서 토비 도슨(29, 한국명 김수철)과 아버지 김재수(53)씨가 26년만에 만났다.

도슨은 서툰 한국말로 “아버지, 오래 기다리셨어요”라는 말을 건네며 우는 아버지를 껴안았다. 아버지 김재수씨는 “잃어버린 아들을 찾으려 고아원 등을 찾아봤지만 찾지 못했다. 아들에게 미안하다”며 용서를 구했다. 이에 도슨은 “지금까지 살아온 배경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도 있지만 부양할 가족이 있고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날 기자 회견장에서는 도슨이 아버지를 위해 준비한 깜짝 선물을 전달했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미국 스키 대표팀 브랜드의 스웨터를 선물한 것. 도슨은 자신이 운동을 하며 노력해온 많은 시간을 대변하는 것이라며 선물의 의미를 설명했다.

지금까지의 삶이 행복했냐는 질문에 도슨은 “그동안 혼란스러운 삶을 살아온 것이 사실이지만, 현재 양부모를 만나 운동선수로 성공한 내 삶은 행운이 따른 것 같다”고 말했다.

26년을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왔지만 핏줄은 속일 수 없었다. 생김새 뿐만 아니라 굵게 자란 구레나룻까지 아버지와 아들은 닮아 있었다. 도슨은 “아버지에 비하면 내 구레나룻은 아기 구레나룻”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이제 결혼을 앞두고 있는 도슨은 자녀 입양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입양이라는 것이 한 아이에게 얼마나 중요한 기회가 되는 것인지 잘 알고 있다”며 “재단을 설립해 입양아에게 좋은 기회를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도슨과 동생 김현철씨가 만나 포옹하고 있다. <사진제공/오마이뉴스> ⓒ2007 welfarenews
▲ 도슨과 동생 김현철씨가 만나 포옹하고 있다. <사진제공/오마이뉴스> ⓒ2007 welfarenews

기자회견이 끝날 무렵 도슨의 친동생 김현철(24)씨도 나와 형과 포옹을 하며 혈육애를 나눴다. 도슨은 “앞으로 한국말을 배우고 한국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다. 기회가 된다면 양부모와 친부모의 만남도 만들고 싶다”며 “오늘은 평생에 기억될 날이다. 이 자리를 갖게 해준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드린다” 는 말로 기자 회견을 마무리했다.

한때 아버지에 대한 많은 원망을 했던 도슨. 이 날 기자회견장은 지난 시절 감정의 응어리를 말끔하게 씻어버린 도슨의 미소가 카메라 플레시보다 더 환하게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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