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꼭 한달이 되었다. 내 이름 석자 뒤에 ‘기자’라는 수식어를 달게 된 것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한 달 동안 ‘장애계’를 알기 위해 또 ‘기자’라는 이름값을 하려는 초보기자에게 좌충우돌 많은 사건이 있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은 동료기자와 함께 보도블록과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장애인을 위한 편의성을 취재하겠다고 휠체어를 타고 시내에 나갔던 일이다.

지금 생각하면 부끄럽다. 실제 장애인들을 만나 대중교통의 실태에 대한 인터뷰를 한다면 개선점을 금방 알게 될 텐데... 초짜기자들의 ‘무지’에서 비롯된 동행취재였다.

하지만 일어나는 모든 사건은 그 나름의 의미를 가지는 것 같다. 동료기자가 휠체어에 앉아 서툴게 휠체어를 끄는 모습을 안타까워하며 밀어주시던 아주머니, 전철을 타려는 동료기자의 휠체어가 요철에 걸리자 전철 입구까지 나와 안쪽에서 잡아서 끌어주던 승객들의 모습에서 깨달음과 작은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주장하는 원론적인 글들은 무수히 많다. 하지만 그에 대한 실천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경우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장애인도 우리와 다를 바 없는 존재이고 사는데 약간의 불편함만이 있을 뿐이라는 것은 두말 할 필요도 없다. 그에 못지않게 그들에 대한 작은 배려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강조하고 싶다.

거창한 도움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인식의 변화만이 모범 답안이고 해결책은 아니다.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함께 이 사회를 이끌어나가는 구성원이며 그들이 겪는 약간의 불편함에 우리의 작은 배려와 도움이 큰 힘이 될 것이라 믿는다.

과거에 비해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많이 늘었지만, 선진국에 비할 때 우리의 복지 수준은 아직 걸음마 단계이다. 하지만 절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입장을 바꾸어 보고 이들을 한 번 더 생각해 주는 작은 배려가 쌓이는 것이 장애인 복지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큰 걸음이 될 것이다.

요철에 걸린 휠체어에서 구해준 것은 그 어떤 거창한 최신 설비가 아니라 배려하는 마음을 가진 이의 작은 도움이었다는 것을 우리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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