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음감’을 가진 시각장애인 예은이과 그녀의 아버지
            ⓒ2007 welfarenews
▲ ‘절대음감’을 가진 시각장애인 예은이과 그녀의 아버지 ⓒ2007 welfarenews

경기도 포천의 작은 마을. 그곳에서 피아니스트를 꿈 꾸는 소녀를 만났다.
올해로 5살이 된 시각장애인 유예은 어린이가 그 주인공이다. 태어날 때부터 앞을 보지 못하는 예은양은 세 살이 되던 해 아버지가 들려준 노래를 곧바로 피아노로 연주하면서 뛰어난 청력을 보이기 시작했다.

예은이는 지금까지 누구에게도 피아노를 배운 적이 없고 오로지 컴퓨터로 음악을 들은 후 연주해내는 것이 전부이다. 흔히 말하는 ‘절대음감’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예은이를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그녀는 기자가 부른 노래를 단 두 번 듣고 건반 멜로디로 옮겼으며, 이제껏 들어보지 못한 피아노 리듬을 한 번에 파악하고 그대로 연주했다.
앞을 보지 못하고 아직은 손가락이 짧은 탓에 부분부분 정확하지 않은 연주가 보여지긴 했으나, 매스컴을 통해 붙여진 ‘5살 천재 모차르트’라는 별명의 이유를 실감할 수 있었다.

더욱이 놀라웠던 것은 예은이가 입양아라는 사실이다. 현재 예은이의 부모인 유장주(40), 박정순(37)부부는 지난 2002년 7월, 예은이가 시각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입양했다.
20년 전 교통사고로 전신지체1급이 된 그녀의 아버지 유씨는 “우리 부부가 아이를 낳지 못해 입양을 알아보는 과정에서 예은이를 만났다. 시각장애가 있는 것을 알았지만 예은이의 장애는 입양을 하는데 있어 걸림돌이 될 이유가 없었다”며 예은이에 대한 강한 애정을 표했다.

아버지 유씨는 현재 장애를 겪고 있음에도 한국교통장애인협회 포천시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고, 어머니 박씨와 함께 집 옆에 그룹홈을 만들어 15여명 장애인들의 취업을 위해 직업훈련을 도맡아 하고 있다.
유씨는 “내가 장애를 겪고 보니, 집집마다 장애인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그들간의 매개체를 만들어 자립을 돕기 위해 협회활동과 그룹홈 운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리고 둘째의 입양계획을 전하면서 “예은이를 돌봐줄 수 있는 남동생으로 입양할 계획이고 가능하다면 둘째 역시 장애인으로 입양하고 싶다”는 부부의 마음을 밝혔다.
어린이 집에서 돌아오면 일과중의 대부분을 피아노 앞에서 보내는 예은이. 커서 뭐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 5살 소녀는 망설임없이 “피아니스트요!”하며 밝은 웃음으로 대답했다.

예은이의 피아노 공부를 성심껏 지도해 줄 수 있는 개인지도 선생님이 하루빨리 나타나기를 바라고, 건강하고 밝게 자라주길 기도하는 부모의 마음이 가슴깊이 전해졌다.
눈으로 보지 못하는 세상을 마음으로 보고 피아노로 전하는 5살 소녀의 꿈이 꼭 이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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