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위원장이 십자가를 들고 결의대회를 지켜보고 있다. <신상호 기자> ⓒ2007 welfarenews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위원장이 십자가를 들고 결의대회를 지켜보고 있다. <신상호 기자> ⓒ2007 welfarenews
“저 건물에 계신 목사들도 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가진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투쟁을 말입니다.”

지난 18일 한국기독교연합회관 앞에는 40여명의 장애인들이 모였다. <한기총은 공익이사제 도입을 반대하지 말라!>는 제목의 총력 궐기 대회를 위해 모인 것.

공익 이사제는 재단의 비리와 합리적 운영을 감시하기 위해 설립 재단이 아닌 외부에서 일정 비율의 이사를 선임하는 것을 말한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은 현재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 공청회에서 공익이사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 상태다. 한기총은 “외부 추천 인사가 도입되면 재단의 자율성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 추천 이사제가 아닌 외부 감사로도 충분히 재단의 운영에 관한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회복지사업법개정을위한공투단 최용기 대표는 “김포 사랑 나눔의 집, 옥천 사랑의 집 등에서 장애인을 성폭행한 당사자는 바로 목사님이다”며 “목사들이 그런 짓을 하고 있을 때 한기총은 이런 사건에 대해 제대로 된 성명서 한 장 낸 적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에서 열린 결의대회 전경<신상호 기자> ⓒ2007 welfarenews
▲ 한국기독교총연합회에서 열린 결의대회 전경<신상호 기자> ⓒ2007 welfarenews
시설생활인인권확보를위한연대회의 김정하 활동가는 “시설비리를 막아보겠다는 공익이사제를 막는 기독교인들은 예수님보다 더 높은 사람들이다”며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그들의 욕심이 기독교의 순수한 정신을 망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집행위원장은 “시설에서 발생하는 모든 비리는 재단의 의사 결정을 담당하는 이사회에 책임이 있다. 그들이 비정상적 권력을 차지하고 마음대로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공익이사의 수도 2명에서 1명으로 줄인 상태다. 소수가 재단의 자율성을 해칠 정도로 위협이 되는 부분은 거의 없다. 한기총의 주장(추천이사제를 도입하면 재단의 자율성을 해칠 수 있다는 주장)은 결국 자신의 기득권만 챙기려는 수작”이라고 비판했다.

결의 대회를 마친 후 기독교 회관 앞 화단에 인권을 탄압당한 장애인이 쓰여진 십자가를 꽂았다.<신상호 기자> ⓒ2007 welfarenews
▲ 결의 대회를 마친 후 기독교 회관 앞 화단에 인권을 탄압당한 장애인이 쓰여진 십자가를 꽂았다.<신상호 기자> ⓒ2007 welfarenews
결의대회에 참가한 장애인들은 모두 십자가를 들고 자리를 지켰다. 결의대회 관계자는 “시설에서 인권을 유린당했던 장애인들의 내역을 십자가에 담았다”며 “순수한 기독교의 정신을 살려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준비했다”고 밝혔다.
결의대회를 마친 후 참석자들은 기독교연합회관 앞에 십자가를 묻으며 투쟁의 의지를 다졌다.

재단의 자율성 확보와 장애인의 인권 확보. 조금 극단적으로 몰자면 사유재산권을 확보하느냐 아니면 인간 대접을 받느냐의 문제로 환유될 수 있다.
그런 경우에 문제의 답은 명백해진다. 하지만 한쪽의 주장만이 일방적으로 강요되었을 경우 생기는 갈등의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한기총과 결의대회에 참가한 장애인 모두 스스로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하고 대화하려는 열린 자세가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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