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에서 단돈 1만원에 안면장애 수술을 해주는 괴짜의사 한성익씨. 성형외과 의사라고 하면 돈을 많이 번다고 생각하는데 “단돈 만원이 뭐냐”며 아내도 처음에는 이해해 주지 못했다고 한다.
그가 만원으로 수술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99년도 아주 우연한 기회에 안면장애를 가진 환자를 맞고부터였다. 선천적으로 얼굴이 찌그러져 고통을 받고 있던 분이었는데 돈이 없다는 이유로 치료를 중간에 중단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미가 부여되고 미화되었지만 의사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다는 한성익 원장은 도리어 이일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고 말한다.
안면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사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고통의 연속과 아픔을 가진 이들이다. 이들은 화장을 하고 친구들과 만나 수다를 떠는 것처럼 평범한 일상이 평생의 소원이다. 이렇게 눈이나 귀, 턱 등 신체 일부가 없거나 기형이어서 주위 사람들의 멸시를 받아야 했던 이들에게 한성익 원장은 새 삶을 선사해 주고 있는 것이다.
안면장애 수술은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이 드는 고가의 수술이다. 하지만 한 원장은 기초생활수급자나 영세민분들 그리고 신부님, 수녀님, 목사님, 스님 분들과 신뢰할 만한 곳에서 추천서를 받아 오신분에 한해 한달에 한번 만원짜리 수술을 해드리고 있다.
현재 40~50여명의 수술 환자가 기다리고 있다는 한성익 원장은 만원에는 세 가지의 큰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첫 번째는 약속의 의미인데 우리나라에서 의료 법률상 공짜 치료는 불법이라고 한다. 이것은 자신이 맡은 환자의 치료에 대한 책임을 다하겠다는 약속의 의미인 것이다. 또한 사람은 누구나 언젠가는 죽기 마련인데 어떻게 잘 죽을 것인가를 생각한다면 “나의 죽음을 많은 사람들이 슬퍼한다면 잘살다가 죽은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했다. 마지막은 이 세상 마감하는 날 하나님께서 몇 달란트 남겨왔냐고 물으실 때 보여드릴 것을 준비하려는 것이다.
한 원장은 “이일을 힘닿은 데까지 해나갈 것”이라며 “의술을 배우기 위해 병원에 와있는 인턴들에게 한달에 한번씩 만원짜리 수술을 하겠다”는 약속을 받는다고 한다.
환자가 수술 후 자신의 삶에 자신감을 되찾은 모습에 보람을 느낀다는 한 원장은 앞으로 그와 뜻을 같이하는 의료인들이 더욱 많아져 안면장애로 고통 받는 수많은 이들이 웃음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