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온 나라가 말을 잃었다. 온 국민이 열망하던 ‘2014 평창동계올림픽/장애인올림픽’ 유치가 아쉽게도 좌절됐기 때문이다. 우리 스포츠 외교사상 최초로 대통령까지 나서 총력외교전을 펼쳤는데도 유치에 실패해 아쉬움이 더 컸다. 과테말라 현장의 유치단은 물론 철야를 하며 유치를 소망한 강원도민과 우리 국민 모두는 허탈함에 눈물을 쏟았다.

평창은 선전했다. 1차 투표에서 36표를 얻어 34표에 그친 소치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으나 2차 투표에서 무릎을 꿇었다. 4년 전 체코 프라하 IOC총회 때 1차 투표에서 1위를 하고도 2차 투표에서 밴쿠버에 3표차로 역전당한 악몽이 과테말라시티에서 재연됐다.

하지만 평창의 지난 8년은 아름다웠으며 위대했다. 평창군민들은 실사단을 맞는데 군민 4만 명 가운데 3만 명이 나와 그들을 환영했으며, 평창군민 97.3%라는 뜨거운 지지와 완벽에 가까운 준비는 IOC평가보고서에서 가장 좋은 ‘엑설런트’ 평가를 받았다. 뉴욕타임즈 등 세계 언론들도 평창이 ‘님비’가 없는 곳이라며 손을 들어 주었다. 정부와 기업, 유치위원회가 마지막 순간까지 혼연일체가 돼 유치 노력에 최선을 다한 모습은 세계인의 뇌리에 깊이 각인되었다.

그렇기에 언제까지나 좌절만하고 있을 수는 없다. 유치 실패에 따른 충격에서 하루빨리 벗어나 또 다른 미래를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아직도 2018년 대회의 재도전 여부에 대한 논란이 거세다. 하지만 그동안의 유치경험과 인프라를 토대로 재도전에 나서는 것은 어떨는지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일본 나가노도 세 차례 도전 끝에 ‘98 나가노동계올림픽’을 유치했다는 것도 참고할 만 하다.

2014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된 러시아 소치 시민에게 축하를 보내며 평창의 꿈과 이상을 대신 실현해 줄 것을 기대한다.

이번에 우리의 꿈은 좌절됐지만 최후까지 유치를 위해 한마음으로 땀 흘린 모든 분들의 노고에 위로의 박수를 보낸다.

저작권자 © 웰페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