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실시된 주택연금 포스터 ⓒ2007 welfarenews
▲ 지난 12일 실시된 주택연금 포스터 ⓒ2007 welfarenews
집을 담보로 노후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주택연습(역모기지론)이 노년층의 뜨거운 관심 속에 순항중이다. 아직 출범 초기지만 주택금융공사의 영업점과 콜센터는 가입의향이 있는 상담고객들로 연일 북새통을 이루는 모습이었다. 현재까지 매일 400여 건의 문의 및 상담이 이뤄진다고 하니, 노후 대책문제에 대해 노인들이 그동안 얼마나 큰 관심을 가져왔는지 알 수 있다.

가입 신청자 1호로 등록된 김길동(83), 박순례(78)씨 부부는 지난 12일 아침 주택금융공사 서울지사에서 준비해온 각종 구비서류와 함께 주택연금 가입신청서를 써냈다. 김씨 부부는 구로동의 3억 4,000만 원짜리 아파트를 담보로 제공하고 월지급금(예상) 173만 6,000 원을 받기로 했다.

1년 전부터 신문, TV를 통해 주택연금에 관심을 갖고 스크랩을 해뒀을 정도로 주택연금 시행을 기다려온 어르신도 있었다. 지난 19일 오전 서울지사를 방문한 김현경(85)할아버지는 일산에 있는 4억 7,000만 원 정도의 아파트를 담보로 하고 월지급금 184만 4,000 원을 받을 예정이다. 김 할아버지는 “일 년 전 자식들이 주택연금 제도가 시행될 것이라고 말해주며 권해서 관심을 가져왔다”며 “바쁘고 어려운 자식들에게 신세지는 것보다 낫다”고 말했다.

광진구 광장동의 빌라에서 혼자 살고 있는 천영희(79)할머니 역시 주택연금이 시행되기만을 기다렸다. 딸과 함께 주택금융공사 서울지사를 찾은 천 할머니는 “이사 다니지 않고 한 집에서 남은 인생을 살며 안정적인 생활비를 받게 돼 좋다”고 밝혔다.

주택연금을 신청한 노인들의 대부분은 무엇보다 병원비 걱정을 덜게 돼 다행이라는 반응이었다. 일산의 5억 3,000만 원의 아파트를 담보로 월지급금 약 204만 9,000원을 받게 된 이병국(74)할아버지는 “한 달 지출비 중 병원비가 가장 많은데 그 걱정은 덜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아들도 기꺼이 찬성하며 아버지 뜻을 따르겠다고 해 망설임 없이 신청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자녀가 추천해 부모를 모시고 가입상담을 신청했지만 본인이 고사해 끝내 돌아간 경우도 있었다. 40대의 아들이 혼자 사는 한복순(73)할머니를 모시고 지방에서 올라와 가입상담을 신청했다. 아들은 “평소 어머니에게 충분한 용돈을 드리지 못해 죄송했는데 주택연금 상품이 나와 어머니를 설득해 모시고 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할머니는 1시간여의 상담 끝에 “그래도 자식에게 상속재산을 남기고 싶다”며 상담직원의 가입권유를 고사했고, 결국 아들이 신청서만 받아서 돌아갔다.

주택금융공사 홍보팀의 변형섭 팀장은 “아직은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주택연금이 정착 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일부 노인들의 경우 상속문제 등의 자식들의 반대로 주택연금을 신청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농, 어촌의 사각지대의 노인들에게는 농림부 주최로 또 다른 역모기지론 정책이 시행될 것”이라며 “주택연금 제도가 정착하면 농림부가 시행할 농, 어촌 노인들을 위한 정책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택연금의 실제 최종 가입 승인은 현장 방문과 주택가격 평가, 보증심사 등 보증약정 절차를 거쳐, 8월 초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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