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무리의 사람들이 위생모와 흰 작업가운을 갖춰 입고 질서 있게 줄을 서고 있다. 차례차례 에어샤워실을 통과한 후 다시 한 번 약품으로 손을 소독한다. 먼지 제거와 살균을 철저히 하고 작업장에 들어가 각자 맡은 일을 시작한다. 성공한 사회적 기업으로 손꼽히는 ‘위캔센터(http://www.wecan.or.kr)’의 작업현장 모습이다.

장애인은 취업취약계층에 속한다. 비단 취업뿐만이 아니다. 장애인은 일반인에 비해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많은 부분에서 차별과 불이익을 받는다. 장애인도 당당하게 시민으로서 대우받을 권리가 있으나 대부분 그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장애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하여 이윤을 그들에게 환원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는 사회적 기업이 생겨났다. 위캔센터 역시 정신지체장애인을 고용하고 이들에게 고정적인 임금을 주는 것이 1차적 목적인 사회적 기업이다.

장애인들에게 일자리는 경제적인 효과를 넘어서는 의미를 갖는다. 생산적인 시민으로서 사회에 참여한다는, 일종의 시민권과 같은 역할을 한다. 실제로 위캔센터 근로자들은 월급을 받아 저축을 하고 옷이나 액세서리 등을 구입하는 등 생활비로도 쓰고, 영화를 보거나 커피를 마시는 등 여가비로도 사용한단다. 사람이면 누구나 누리는 것이지만 장애인이기 때문에 전에는 누리지 못했던 것들이다.

그렇다면 과연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위캔센터 근로자들의 능력이 많이 떨어질까?
취재를 하기 위해 작업장의 모습을 둘러보고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들이 일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그들이 정신지체장애인인지 의심이 든다. 정확한 분량을 재어 반죽을 하고 정확한 시간에 맞춰 쿠키를 만들어내는 모습에서 장애의 그늘을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그들에게서는 단지 일에 대한 ‘책임’과 ‘열정’만이 보일 뿐이었다.

장애인이 사회에 던지는 익숙한 말이 있다. “몸이 불편한 것보다 장애인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편견과 차별이 더 힘듭니다.”
그렇다. 그들이 불이익을 받는 것은 장애 때문이 아니라 미리 편견을 갖고 그들에게 기회조차 주지 않는 사람들의 의식 때문이다. 장애인에게도 기회와 여건만 주어지면 일반인처럼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 위캔센터의 근로자들은 그 점을 확실히 보여줬다.

저작권자 © 웰페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