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록 5관왕의 이화숙 선수 ⓒ2007 welfarenews
▲ 신기록 5관왕의 이화숙 선수 ⓒ2007 welfarenews

“한국을 빛낼 수 있어서 너무 기쁩니다.”
지난 10~14일, 전국장애인체육대회는 경상북도 김천을 비롯한 8개 시의 경기장마다 다양한 종목들이 진행됐다.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전국에서 모인 장애인 체육선수들은 최고의 컨디션으로 자신의 기량을 발휘해 훌륭한 성적을 만들어냈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세계신기록과 다관왕이 예상 밖으로 많이 쏟아져 나와 사람들을 감동시켰다.
남자 수영 50m 배영 S3 등급에 출전한 서울대표 민병언 선수(지체장애2급, 23)는 48초 29의 기록으로 비공인 세계신기록을 수립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민 선수는 지난해 자신이 수립한 49초 94의 기록을 1.65초 단축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그는 “대회에서 우승하기 위해 밤낮으로 연습했다”며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잠도 잘 못 자 힘들긴 했지만 이번 우승으로 최고가 됐다는 것에 피곤함이 사라지는 것 같다”고 말하면서 연신 웃음을 지었다.

대회 2일째에 접어들면서 다관왕을 차지한 선수들도 속출했다. 충북대표 강인숙 선수, 경기대표 권현, 정규순, 조진우 선수, 부산대표 임재연 선수가 수영 종목에서 각각 금메달을 2개씩 획득했다.
육상 휠체어레이싱 월드스타인 제주대표 홍석만(지체장애2급, 32) 선수도 남자 200m T53 등급에 출전해 하루에만 금메달 3개, 은메달 6개, 동메달 7개를 획득해 전제 종합순위를 한 등급 올리는데 기여했다.

수영 신기록 민병언 선수 ⓒ2007 welfarenews
▲ 수영 신기록 민병언 선수 ⓒ2007 welfarenews

홍 선수는 지난 1994년 우연히 참가한 휠체어마라톤대회에서 5km 우승을 차지하며 예전부터 매력을 느꼈던 휠체어레이싱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 그는 지난 2002년 아테네장애인올림픽에서 세계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획득했고, 지난해 아.태장애인경기대회에서도 세계 신기록으로 우승하는 등 휠체어레이싱 부문에서는 세계가 알아주는 선수다.
홍 선수는 “전력 질주할 때의 느낌은 레이싱을 해 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없다”며 “좀 더 연습해서 기록을 앞당기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같은 날, 사이클 여자 20km에 출전한 고동완 선수도 32분 55초 73으로 우승해 금메달 2관왕의 주인공으로 이름을 알렸다.
특히 한국 장애인 여자 양궁의 간판인 경기대표 이화숙(소아마비, 42) 선수는 지난 2006년 울산장애인체육대회 6관왕에 이어 올해에도 5관왕을 달성해 주목을 받았다. 이 선수는 리커브 개인종합 1,286점, 리커브 50m 개인 323점, 리커브 30m 개인 344점의 결과로 하루만에 3개의 세계 신기록을 수립해 더욱 그 빛을 발했다.

휠체어 육상 종목 ⓒ2007 welfarenews
▲ 휠체어 육상 종목 ⓒ2007 welfarenews
소아마비로 다리가 불편한 이 선수는 서른두 살에 활을 잡아 입문이 비교적 늦었는데도 섬세한 손기술로 세계 정상급 선수가 됐다. FITA(국제양궁연맹) 라운드(144발·4거리 합계)의 공인 세계기록(1,250점·2005년 작성)을 가지고 있는데 지난 12일 1,286점을 쏘는 실력을 뽐내기도 했다.

그녀는 “장애인전국체육대회가 IPC(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 인정 대회가 아니라 신기록 공인을 받지 못해 아쉽지만, 내년 베이징 올림픽을 위한 준비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연습해 꼭 세계신기록 공인을 받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 선수에 이어 역도의 김효정 (정신지체, 18), 이영화(정신지체, 48)선수와 사격의 이주희 선수(절단장애, 35)도 대회 기간 동안 4관왕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는 장애인 체육 선수들에게도, 경기를 구경한 관중들에게도 남달랐다. 장애인 체육이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세상국에 알리는 자리가 된 것이다.
경기장을 찾아 장애인 선수들을 응원하던 비장애인들은 “장애인은 남들의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줄곧 해 왔다”면서 “그러나 이번 대회를 보면서 가슴이 뭉클해졌고, 내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오늘 본 선수들에게 국가에서 더 많은 지원을 해 준다면 분명 세계에서 알아주는 주역들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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