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지터 큐(Visitor Q/ビジタ-Q, 2000)' ⓒ2007 welfarenews
▲ '비지터 큐(Visitor Q/ビジタ-Q, 2000)' ⓒ2007 welfarenews

원조교제하는 여학생, 딸과 원조교제하는 아빠, 엄마를 폭행하는 아들, 아들에게 맞는 엄마, 이 네 명은 한가족이다.

한 남자가 묵직한 돌을 쥐어들고 창문을 열어, 열차를 기다리고 있는 아빠의 뒤통수를 내려친다. 아빠는 그를 두려워하던 것도 잠시, 그를 자신의 손님으로 맞이한다.

묘한 차림의 남자, 그가 그저 방문자 Q임을 제목으로 알 수 있을 뿐이다.
그 이후 Q는 이들 가족의 모습을 낱낱이 보여준다.

한쪽 다리를 절고, 남편과의 성생활을 거부당한 엄마는 ‘여성’을 잃었다. 케일즙을 얼굴에 발라보지만, 아들에게 괴물이란 소리를 들을 뿐이다.
마약으로 ‘여성’을 느끼고, 마약을 구할 돈을 마련하기 위해 중년남자와 부적절한 만남을 가진다. 숙박업소에 들어간 남자는 그녀에게 아름답다고 말하지만, 그는 벨트로 자신을 때려주길 바라는 가학적 변태성욕을 보인다. 이는 엄마의 ‘여성’을 완전히 뭉그러뜨려 버린다.

무서운 기세로 엄마를 폭행하던 아들은 또래의 폭행 앞에 오줌을 눠야 하는 왕따다. 밤이면 마스크를 쓰고 몸을 웅크린 채로 또래의 괴롭힘을 견뎌낸다.

아빠는 취재 중 십대들에게 성폭행 당한, 퇴락한 기자다.
학생다운 차림을 한 딸은 즐거워 보이지 않는다.

어느 날, 딸의 방에 앉아있던 Q는 엄마의 가슴을 애무한다. 그녀의 모유가 엄청난 양을 자랑하며 딸의 사진 위에, 벽과 바닥에 떨어진다. 모유는 잃어버린 여성을 의미한다.

아빠는 자신의 명예를 되찾기 위해 직장동료이자 옛 애인이었던 아나운서를 찾는다.
그는 자신의 아들이 왕따 당하는 장면을 특종으로 실을 생각이고, 그녀는 그를 보고 제정신이 아니라고 한다. 그녀가 자신을 무시한다는 생각이 들자, 그는 그녀의 목을 졸라 죽여 버린다.

아빠는 죽은 여자를 데리고 집에 들어오고 엄마는 남편을 돕는다.
이제 아내는 혼자서도 자신의 모유를 짜낼 수 있게 됐고, 아내의 활기찬 모습을 처음 발견한 남편은 그녀가 여자임을 느낀다.
두 부부는 아들을 괴롭히는 아이들을 해치우고, 아들은 엄마가 쏟아낸 모유에 몸을 적신 채 “기다렸어”라고 방문자에게 고백한다.

방문자는 이제 그들의 집을 나와, 몸값을 흥정하는 딸에게 돌을 들어 보인다.
딸은 얼굴이 멍투성이가 돼 집에 돌아오고 자신의 방에 놓인 인형을 안으며 눈물짓는다.

영화는 딸과 아빠가 엄마의 모유를 빨아먹으며 미소 짓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비지터 큐는 선정적이고 잔인하다 하여 ‘B급영화’라는 평을 많이 들었다.
하지만 우리가 눈살을 찌푸리며 비난하는 것에는 언제나 진실이 있기 마련이다.
사회는 살인, 폭행, 섹스 이 세 가지를 금기시한다. 인간이란 사회에 길들여진 동물이다. 그러나 인간은 끊이지 않는 범죄와 사건·사고 등 금기시 된 요소들로 충만한 존재다.

성정체성을 잃어버린 엄마, 무능한 아빠, ‘출입금지’를 내 건 사랑에 굶주린 아이, 어른 흉내를 내는 소녀, 이들은 붕괴된 우리의 모습, 나아가 현재와 미래를 보여준다.

당신도 Q를 기다렸던 적은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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