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사랑이 머무는 풍경(At First Sight, 1999)' 포스터. ⓒ2007 welfarenews
▲ 영화 '사랑이 머무는 풍경(At First Sight, 1999)' 포스터. ⓒ2007 welfarenews

“앞이 보이지 않을 때가 더 좋았어!”

삶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더 많다. ‘사랑’이란 눈에 보이지 않는 것 중 하나다.
버질이 시력을 되찾게 되자, 이제 에이미와 버질은 완벽한 연인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버질은 에이미가 다른 남자와 단 둘이 있는 것을 보고, 그녀의 사랑을 의심한다.
그녀를 볼 수 없을 때, 버질은 눈을 제외한 다른 모든 감각으로 그녀를 느끼고 사랑했다. 그런데 눈을 뜨자 버질은 눈으로만 그녀를 느낄 수밖에 없게 됐다.

예로부터 전해오는 옛날세대의 지식과 감각, 관념이나 논리, 원시적 신앙 등을 인문과학에서는 ‘속신(俗信)’이라 일컫는다.
속신은 근대가 주장하는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는 것, 눈으로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는 근대의 가치관에 부딪쳐 미신으로 퇴락해버린다.

사람들은 대부분의 판단을 자신의 시력에 맡기게 됐다. 하지만 시각적인 것은 언제나 진실인 동시에 거짓이다.
광고에 나오는 으리으리한 고전풍의 아파트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시청자에게 ‘고급 이미지’로 자리매김 돼 소비욕구를 불러일으킨다.

현대인들은 신지식과 새로운 논리에 의해 점점 외로워지고 있다. 삶은 과학적이어야 하고 실용적이어야 한다. 때문에 ‘감정’을 억누르고 ‘돈’을 쫓다보니, 정작 위로받고 싶을 때 위로해줄 사람조차 곁에 없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

이 영화는 올리버 색스(Oliver Sacks)의 '보는 것과 보지 않는 것(To See And Not See)'을 원작으로, 셜과 바바라 제닝스의 실화를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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