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시각장애인축구 아시아선수권대회의 결승전에 한국과 중국이 출전해 경기를 펼치고 있다. ⓒ2007 welfarenews
▲ 지난 26일, 시각장애인축구 아시아선수권대회의 결승전에 한국과 중국이 출전해 경기를 펼치고 있다. ⓒ2007 welfarenews

주황색 안대로 눈을 가린 선수들이 소리를 질러가며 축구경기를 한다. 특수 처리된 공은 움직일 때마다 ‘달그락’ 소리가 났고 그때마다 선수들의 몸은 골대 뒤에서 공의 방향을 알려주는 가이드 매니저의 지시에 따라 재빠르게 움직였다.

지난 21일부터 27일까지 일주일동안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2007년 IBSA(국제시각장애인 스포츠연맹)축구 아시아선수권대회’가 열렸다. 이번 대회는 한국과 중국, 일본, 이란 등 아시아 4개국이 참가해 ‘2008 베이징장애인올림픽’의 시각축구부문 출전권을 놓고 실력을 겨루는 자리였다.

시각장애인 축구는 앞이 보이지 않는 선수들이 경기를 하기 때문에 경기장의 크기와 규칙 등에서 일반 축구와 차이를 보였다. 5명이 한 팀을 이뤄 가로 20m, 세로 40m 크기의 경기장에서 전,후반 각각 25분씩 경기를 가졌다. 또 시각장애가 없는 골키퍼를 제외한 모든 선수는 안대를 착용하고 축구공 안에서 나는 구슬 소리를 듣고 반응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국시각장애인스포츠연맹 권인희 회장은 “시각장애인이라면 누구나 마음껏 달려보고 싶은 충동과 욕망을 가지고 있지만 매순간 좌절을 겪을 수밖에 없게 된다”며 “물리적, 심리적 장애를 이겨내고 인간 승리를 위해 도전하는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고 전했다.

결승전에 진출하기 전, 한국팀 시각장애인 축구선수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2007 welfarenews
▲ 결승전에 진출하기 전, 한국팀 시각장애인 축구선수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2007 welfarenews

하루 2경기씩을 치르며 결승전까지 올라간 한국팀은 중국과의 마지막 대결을 했다. 안방에서 하는 경기인 만큼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해 준비했던 한국팀은 안타깝게도 3:0으로 완패해 우승의 영광을 놓치고 말았다.

이로써 이번 대회의 결과는 1위 중국, 2위 한국, 3위 이란, 4위 일본 순으로 나타났다. 유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됐던 일본의 성적과 대회 첫 출전인 중국의 성적은 가장 큰 이변이었다.
한국팀은 비록 2위에 머물렀지만, 베이징장애인올림픽의 선발 티켓을 거머쥘 수 있었다.

한국팀 선수들은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생활체육과 전문체육에 대한 지원이 부족한 탓에 세계시각장애인축구의 기술 습득 및 흐름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적어 실력향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하지만 남은 기간동안 열심히 호흡을 맞춰 내년 올림픽에서 꼭 우승을 차지할 것”이라고 맹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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