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승일 작가가 작품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복지TV ⓒ2007 welfarenews
▲ 변승일 작가가 작품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복지TV ⓒ2007 welfarenews

한국농아인협회장이자 한국청각장애인예술협회장을 맡고 있는 변승일(청각장애2급)작가의 작품전시회가 지난 5일 과천시민회관 다목적홀에서 열렸다.

‘우리네 옛 이야기’라는 주제로 동그란 원 안에 각시탈, 한복을 입은 아낙네 등 우리 고유의 문화를 섬세하게 조각하고 그 위에 색을 입혀 표현했다. 변 작가는 듣고 싶고, 노래하고 싶고, 표현하고 싶은 모든 것들을 이번 작품에 담았다.

변 작가의 작품에는 공통점이 있다. 작품들이 모두 동그란 원 안에 표현돼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변 작가는 ‘동그라미 작가’라고 불린다.

베갯모, 노리개, 둥근 장식 반지, 바구니, 북, 떡살 등 예부터 원의 형태는 생활 곳곳에 녹아 숨쉬고 있다. 변 작가의 이번 전시회는 친근한 옛 정서와 현대적 감각이 조화를 이뤘다.

'우리네 옛 이야기' 작품 중. 원 안에 각시탈을 쓴 아낙네를 표현했다. ⓒ2007 welfarenews
▲ '우리네 옛 이야기' 작품 중. 원 안에 각시탈을 쓴 아낙네를 표현했다. ⓒ2007 welfarenews

변 작가는 “현재 아이들은 내가 보고 자란 우리의 전통을 보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 민족은 명절이 다가올 때마다 보름달을 보고 소원을 빈다. 지금도 나는 둥근 달을 보면 어릴 적 그리움과 추억들이 떠오른다. 이러한 생각을 담아 표현한 것이다”고 말했다.

변 작가는 그동안 폐기된 레코드 약 3만장에 한지를 입혀 그림을 그리는 방식을 취했다. 그러나 이번 전시회에는 기존과 달리, 목판에 석고나 황토 등을 입혀 조각하고 색을 입히는 방식을 보여줬다.

변 작가는 “레코드는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새로운 도전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현재 방식은 조각과정이 가장 힘들기 때문에 변 작가는 손에 통증이 심해 밤잠을 설치기도 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달려왔다.

변 작가는 “몇 년 전만해도 수화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청각장애인들은 표정이나 몸짓으로 말을 했다. 다음 작품에는 그러한 청각장애인들의 삶과 모습들을 담을 예정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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