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의 집'의 한 장면. ⓒ2007 welfarenews
▲ '도토리의 집'의 한 장면. ⓒ2007 welfarenews

‘이 아이의 엄마라는 사실로부터 도망치고 싶다’

1974년, 일본 사이타마현의 평범한 한 가정에서 여자아이가 태어난다. 이름은 타사키케이코.
가족들은 한 생명의 탄생을 축복한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부모는 케이코가 청각장애와 지적장애를 보이는 중복장애인이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손에 잡히는 대로 물건을 집어던지고, 자신의 머리를 벽에다 들이받는 케이코. 부모는 그런 케이코에게 점점 지쳐간다.

‘화장실도 혼자 못 가는 아이, 밥도 혼자 못 먹는 아이’

누구에게는 아무 힘도 들이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이, 누구에게는 혼신의 힘을 다해야 겨우 할 수 있는 일이다.
부모는 모두가 행복해질 방법을 찾기 위해 ‘농중복장애학급 유치부’에 케이코를 입학시킨다. 그곳에는 부모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중증중복장애어린이들이 모여있다. 아이들은 자해를 하는가 하면, 화장실에 가지 못해 교실에 오줌을 누기도 한다.
하지만 아이들은 점차 혼자서 밥을 먹을 수 있게 되고, 자기이름도 쓸 수 있게 된다.
비장애어린이였다면 너무나 사소해서 그냥 지나칠 일이, 장애어린이를 둔 부모에게는 커다란 기쁨이 된다. 아이들의 이상한 행동 하나하나가 그들의 언어라는 것을 깨닫게 되고, 부모들은 희망을 품는다.

‘도토리는 잘 보면 하나하나 개성 있고 귀엽거든요’

부모들은 학교를 졸업한 아이들이 농중복장애를 가지고도 안심하고 일하며 즐겁게 생활할 수 있는 공동작업장, ‘도토리의 집’을 만들기로 하고 모두가 합심한다.
도토리의 집을 세우기까지 험난한 과정과, 주변의 따뜻한 도움과 감동들이 마지막을 장식한다.

도토리의 집은 일본만화가 야마모토오사무의 원작으로, 7편까지 단행본으로 출판돼(우리나라에서는 ‘사랑의 집’이란 제목으로 출판됐다가 절판됐다) 다년간 베스트셀러를 기록했다.
이를 프로듀서 나까하시마키토가 110분의 애니메이션으로 제작, 일본 전국에서 120만 명 이상이 관람했고, ‘도토리의 집 신드롬’을 불러 일으키며 장애인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한편, 우리나라에는 지난 2001년 ‘제2회 장애인영화제’에 초청작으로 상영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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