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들야학 학생들이 야외에서도 수업을 강행하고 있다. ⓒ2008 welfarenews
▲ 노들야학 학생들이 야외에서도 수업을 강행하고 있다. ⓒ2008 welfarenews

성인 장애인들도 검정고시를 보지 않고 정규 졸업장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서울시교육청(이하 시교육청)은 오는 3월부터 지체부자유 특수학교인 서울정민학교에 성인 장애인을 위한 초.중.고 교육과정 등 3개의 야간부 특수학급은 설치한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이달 중으로 모집공고를 내고 학급당 10명씩 선발할 계획이다.

성인 장애인들은 그동안 주로 비인가학교인 민간시설에서 공부하며 검정고시를 통해 초중등 학력을 취득해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정민학교 특수학급을 졸업하게 되면 학력을 그대로 인정받을 수 있다. 학비는 특수교육법 상에 따라 무료이며, 지하철 하계역에서 학교까지 셔틀버스도 운행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정민학교에서 지원자를 모두 수용하지 못하게 되면 다른 특수학교에 분산 배치하거나 강남 지역에 또 다른 특수학급 개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 밖에도 평생교육 및 장애인 교육 수요가 커지는 점을 감안해 지역평생교육 정보센터에 성인 장애인을 위한 야간 교육과정을 개강하고 학교 형태의 장애인 평생교육시설을 설치할 예정이다.

시교육청이 이렇게 성인 장애인 대책을 마련한 것은 최근 노들장애인야간학교(이하 노들야학)가 정립회관에서 나와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수업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시교육청 특수교육담당 박희수 장학관은 “지난 2005년부터 매년 노들야학에 5,000만원을 지원해왔고, 지난해에는 1억5,000만원을 지원했다”며 “그러나 운영 자체가 불가능해지자 공교육은 통해 지원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장학관은 이어 “이번 지원처럼 성인 장애인을 위한 특수학급의 설치는 아마 전국 최초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특수학급 설치라는 시교육청의 대책이 노들야학에게는 전혀 반갑지 않다. 진정한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노들야학 박경석 교장은 “지금도 성인 장애인이 신청을 하면 특수학교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학생들은 교육의 수준과 여유 시간 등 개인 사정에 따라 야학을 선택한 것”이라며 “노들야학이 문제가 되다보니 소수의 학급을 만들어 학생을 수용하고 야학을 없애려는 의도인 것 같은데 만약 그렇다면 이번 대책을 극구 거부 하겠다”고 주장했다.

박 교장은 이어 “교육을 받지 못하는 성인 장애인 40만명에 대한 근본적인 교육 대책이 아니라면 공동체 생활을 통해 자립까지 돕고 있는 야학을 지원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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