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welfare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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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잠수종에 갇힌 것처럼 침묵에 빠진 육체를 이기고, 자유로운 비상을 위해 도약하는 쟝 도미니크 보비의 이야기다.

그는 프랑스 패션 전문지 ‘엘르’ 편집장으로 삶에 있어 부족할 것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뇌졸중으로 왼쪽 눈을 제외한 신체의 그 어느 부위도 움직일 수 없게 된다.
보비는 잠수종처럼 절망이란 물속에 빠지기 시작한다.
그가 왼쪽 눈으로 만든 첫 문장은 ‘죽고 싶다’였다.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일 수 없는 몸 자체가 잠수종이었다.

영화는 보비의 시선에 맞춰 촬영됐다.
감독은 카메라 렌즈에 자신의 안경을 입혀 보비가 움직일 때 마치 그가 안경을 쓰고 있는 것처럼 테두리가 화면에 잡히게 했고, 오른쪽 눈을 의사가 꿰매는 장면에서는 카메라 렌즈 위에 라텍스를 올려놓고 그것을 꿰매 촬영했다.

관객들은 보비의 시선을 통해 그의 절망과 두려움에 근접하게 된다. 그의 속마음은 들을 수 있지만, 세상과 소통할 수 없는 답답함은 공포심을 준다.

대화조차 하지 못하는 보비는 언어치료사의 도움을 받는다. 그리고 15개월 동안 20만 번에 달하는 왼쪽 눈의 깜빡거림으로, 130페이지에 달하는 책 ‘잠수복과 나비’를 완성했다.

운동을 잘하고 싶지만 운동신경이 떨어진다거나, 날씬한 몸매로 돌아다니고 싶지만 너무 비만하다거나. 누구나 자신의 뜻대로 몸이 움직여지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인간은 ‘상상하고 꿈꾸는 동물’이라고 했다. 우리는 비참한 현실을 위로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상상을 한다. 그리고 상상은 상상이상의 놀라운 힘을 발휘한다.
보비는 부자유스러운 신체 대신 어디든지 갈 수 있는 상상력이 있음을 깨달았다. 비록 몸은 잠수종일지 몰라도 그의 정신은 나비처럼 세상을 떠돌았다.

그는 책이 발간된 지 열흘 만에 세상을 떠났지만, 그는 전 세계인의 마음속에 한 마리의 나비로 남았다.

영화는 보비의 책 ‘잠수복과 나비’를 토대로 만들어졌으며, 지난해 칸 영화제 감독상과 올해 골든글로브 최우수 감독상·최우수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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