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인스키(좌식, 입식) 종목에서 금, 은, 동을 모두 따낸 경북장애인체육회 선수들. ⓒ2008 welfarenews
▲ 알파인스키(좌식, 입식) 종목에서 금, 은, 동을 모두 따낸 경북장애인체육회 선수들. ⓒ2008 welfarenews

눈보라를 일으키며 골인 지점으로 들어오는 빨간 유니폼의 선수. 고글과 헬멧을 착용하고 있어 장애인이라고 생각할 겨를이 없다. 그러나 그가 착용한 스키는 조금 특이하다. 척수장애라는 장애 유형에 따라 특별히 제작된 앉아서 탈 수 있는 좌식스키인 것.

척수장애1급의 문정훈(31)씨는 경상북도장애인체육회(이하 경북장애인체육회) 소속으로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열렸던 제5회 전국장애인동계체육대회 중 알파인스키 종목에 출전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경북에서 알파인스키에 출전해 메달을 거머쥔 선수는 문씨만이 아니었다. 최종철(척수장애1급)씨는 좌식스키 부문에서 동메달을, 정병엽(소아마비)씨는 입식에서 금메달의 영광을 안았다. 세 선수는 “다들 메달의 색은 다르지만 경북에서만 총 5명이 스키 종목에 출전해 그 중 3명이 메달을 땄다는 것은 매우 기쁜 일”이라고 입을 모아가며 서로를 축하했다.

그러나 축하도 잠시, 세 선수의 모습에서 그늘이 보였던 이유는 왜일까?

“이렇게 적은 인원이 출전해서 딴 메달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출전 선수들이 100명이고 1,000명이고 많이 출전을 해 줘야 내가 딴 메달도 그만큼 값진 거겠죠.”
문씨의 말에 따르면, 장애인체육은 지금껏 재활의 의미가 컸기 때문에 활성화가 안 돼 있는 실정이다. 지금껏 장애인의 체육활동은 장애인복지와 재활체육으로 대변돼 왔기 때문에 진정한 체육의 한 분야로 인정받거나 육성되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 2005년 10월 개정된 국민체육진흥법이 시행됨에 따라 장애인체육은 보건복지부에서 문화관광부로 이관됐다. 또 그해 11월 장애인들의 체육활동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대한장애인체육회가 설립되면서 시.도 장애인체육회의 결성 작업이 진행돼왔다.
하지만 문제는 장애인체육을 활성화하고 선수를 전문적으로 키워낼 여건과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문씨는 “경북 만해도 생활체육을 즐기고 각종 체전에 참가하고 싶어 하는 장애인들이 많다. 그러나 그만한 여건이 조성돼있지 않기 때문에 참여조차 할 수 없는 것”이라며 “대회를 출전한다 해도 자신의 본업을 포기할 만큼 돌아오는 것이 없기 때문에 많이 포기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쉽게 포기하고 도전하지 않으려는 주변 장애인들의 목표의식이 없는 모습을 지적하기도 했다.

“어쩌면 나는 장애인이 된 것이 내 인생의 행운일지도 모른다. 장애인이 되지 않았더라면 평생 스키장에서 스포츠를 즐길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앞으로 많은 시간이 투자되겠지만 장애인들도 적극적으로 생활체육을 즐길 수 있고, 체육회에서도 선수들이 정말 필요로 하는 것을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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