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welfare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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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들은 누구를 욕할 것인가?'

차우셰스쿠는 인구증가의 방편으로 이혼, 임신중절 및 콘돔사용을 전면 금지시켰다. 임신중절 및 콘돔사용 금지로 인해 많은 사생아들이 생겨나기도 했다.

독재정권은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요구한다. 가비타 역시 자신의 선택에 따라 한 생명을 죽이려고 한다는 점에서 독재정권 속의 작은 독재정권이라 할 수 있다.

베베의 권력 아래 가비타의 친구 오틸리아는 성적도구가 된다. 그렇다면 관객들은 베베를 욕해야하는 것일까?

베베는 가비타가 만들어낸 산물이다. 가비타는 베베 같은 사람이 절실했고, 베베는 먹고 사는 방법 중의 하나로 불법행위를 직업으로 삼는다. 베베는 생존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걸고 살인을 돕는다.
살기 위해서 살인을 한다는 것이 아이러니하지만, 우리가 누군가를 짓밟음으로써 더 나은 자리에 올라설 수 있다는 점과 별반 다르지 않다.

오틸리아는 가비타의 임신중절을 위해, 혹은 독재정권에 대한 반항심의 일부로 베베와 섹스한다. 어떤 이유에서든 오틸리아의 행동 역시 ‘태아의 목숨’을 요구 한다.

이쯤 되면 관객들은 혼란에 빠진다. 이 모든 것이 독재정권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치부하기 어려워진다. 영화가 의미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조차 헷갈린다.

임신중절을 마친 가비타는 식당에 앉아 태연한 모습으로 메뉴판을 본다. 가비타에게 측은지심이 들었던 관객들은 할 말을 잃은 채 한숨만 짓게 된다.

인간의 어두운 본성이란 이런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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