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밴드 비지트'의 한 장면으로, 단장 투픽이 디나와 함께 공원에 앉아 지휘하는 모습과 감정을 보여주고 있다. ⓒ2008 welfarenews
▲ 영화 '밴드 비지트'의 한 장면으로, 단장 투픽이 디나와 함께 공원에 앉아 지휘하는 모습과 감정을 보여주고 있다. ⓒ2008 welfarenews

30년간 계속된 중동전쟁에 미국이 중재에 나섰고, 이집트와 이스라엘은 1979년 3월 26일 이집트이스라엘평화조약을 맺었다.
전쟁은 끝났지만 긴 시간 동안 서로를 원수처럼 여겨왔던 탓에, 평화조약 후에도 두 나라는 강아지와 고양이의 관계처럼 어색하다.

밤마다 애인의 연락을 기다리는 이스라엘 청년과, 이집트 대사관의 연락을 기다리는 악단의 단원.

이 둘은 말이 통하지 않아 서로의 눈치를 보며 신경전을 벌인다. 그러나 결국 무언의 타협을 하고, 둘 다 자신이 기다렸던 연락을 받는 데 성공한다.
이것은 단순히 이집트와 이스라엘을 소재로 했음을 보여주는 부분에 불과하다.

투픽은 디나에게 지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둘은 ‘음악’을 통해 한층 가까워진다. 할레드 역시 디나에게 ‘쳇 베이커’의 노래를 들려주지만, 디나는 그 노래를 모른다고 대답한다.

디나의 말실수로 투픽의 아픈 과거가 드러나고, 알 수 없는 거리감은 둘을 어색했던 처음의 상태로 되돌려 놓는다. 그리고 디나는 할레드가 부른 노래처럼 외로운 선택을 하고 만다.

심슨의 창작곡을 무표정한 얼굴로 듣는 이치크의 가족들. 이치크는 ‘인생이란 협주곡처럼 그냥 그렇게 흘러가다가 끝이 나는 것’이라고 말한다.

할레드는 이스라엘 청년에게 연애하는 법을 가르쳐주지만, 정작 자신은 외로움을 벗지 못한다.

이 영화에는 이스라엘어, 아랍어, 영어 총 3가지의 언어가 섞여있다. 영화에서 느껴지는 각 인물의 외로움은 국적 또는 언어의 문제가 아니다.
이 영화는 사랑하지만 외롭고, 고집스럽지만 여린 우리들의 인생 이야기다.

저작권자 © 웰페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