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응시자의 항의가 빗발치자 인천교육시청측이 급하게 경사로를 만들고 있다. 사진제공/ 인천지역 장애성인 교육권 쟁취를 위한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 ⓒ2008 welfarenews
▲ 장애인 응시자의 항의가 빗발치자 인천교육시청측이 급하게 경사로를 만들고 있다. 사진제공/ 인천지역 장애성인 교육권 쟁취를 위한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 ⓒ2008 welfarenews

최근 장애성인 교육권 확보에 대해 외면하고 있는 인천시교육청은 ‘2008년도 제1회 고입·고졸검정고시’와 관련해, 장애인 응시자 11명을 부평서여자중학교에 고사장을 배치했다.
그러나 장애인 이동·편의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아 또 한 번 장애인들의 원성을 샀다.

장애인 응시자 중 지체장애인은 총 5명으로, 휠체어 장애인들이 눈에 띄었다.
그러나 고사장(후관) 출입구는 2단의 계단으로 돼 있었으며, 경사로가 설치되지 않아 휠체어가 진입할 수 없었다.
뿐만 아니라 장애인 응시자들이 있는 고사장 안에는 장애인화장실이 없고 편의시설조차 설치되지 않아, 휠체어 장애인 중 몇몇은 교실에 빈 병을 놓고 소변을 누는 치욕을 견뎌야 했다.

남자화장실은 2층에 위치해 있어, 남성장애인들은 여자화장실을 이용하는 수밖에 없다. 사진제공/ 대책위 ⓒ2008 welfarenews
▲ 남자화장실은 2층에 위치해 있어, 남성장애인들은 여자화장실을 이용하는 수밖에 없다. 사진제공/ 대책위 ⓒ2008 welfarenews

장애인화장실이 고사장의 앞 건물(본관)에 있었지만, 여자화장실 안에 한 칸만 설치된 데다 본관으로 가는 길목에 경사로가 없어 애초에 이동할 수가 없었다.
또한 장애인화장실로 도착해도 출입구에 턱이 있어 들어갈 수 없게 돼 있었다.

이에 장애인 응시자들과 장애인야학의 교사들이 관리자를 찾아 항의하기에 이르렀고, 교육청측은 1교시 시험이 시작된 후에야 급하게 경사로를 만들었다.

하지만 학교 건물 곳곳에 턱이 있어 휠체어 장애인들은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자유롭게 이동할 수 없었다.

여자화장실 안에서 간이 소변기를 사용하고 있는 남성장애인. 사진제공/ 대책위 ⓒ2008 welfarenews
▲ 여자화장실 안에서 간이 소변기를 사용하고 있는 남성장애인. 사진제공/ 대책위 ⓒ2008 welfarenews

학교측은 여자화장실을 1, 3층, 남자화장실을 2, 4층으로 지정했다. 때문에 남성장애인들은 성적수치심에 여자화장실을 거부했지만, 남자화장실로 가기 위해서는 계단을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여자화장실을 이용했다.

여성장애인들 역시 불편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후관에서 본관까지 긴 동선을 따라 화장실을 이용해야하는 것은 물론, 화장실이 워낙 좁고 붐벼 제때 볼일을 못 보는 고역을 치렀다.

장애인 응시자와 장애인야학의 교사들은 다시 항의했고, 교육청측은 경사로와 공사장에서 사용하는 간이 소변기를 설치했다.
그러나 대변을 볼 수 있는 양변기는 1개 밖에 없었고, 그것조차 뚜껑이 없고 청소용품들이 널려있어 사용이 불가능했다.

교육시청측이 여자화장실 출입구에 나무판자로 경사로를 급하게 만들었다. 사진제공/ 대책위 ⓒ2008 welfarenews
▲ 교육시청측이 여자화장실 출입구에 나무판자로 경사로를 급하게 만들었다. 사진제공/ 대책위 ⓒ2008 welfarenews

인천지역 장애성인 교욱권 쟁취를 위한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불편함 없이 시험을 치룰 수 있어야 하는 국가고시임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이동·편의시설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것은 명백한 장애인차별이다”고 비판했다.

대책위는 현재 장애인 응시자 5명으로부터 장애인차별금지법 진정 동의서를 받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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