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환자의 입·퇴원과 병원비를 걱정하고 병원 수와 의사, 간호사의 인력비를 걱정하고 있을 때, 지금 유럽에서는 환자들이 일상생활이 가능할 수 있도록 오로지 치료에만 전념하고 있습니다.”
장애인에게는 이곳이 바로 천국(Paradise), 선진국의 재활현장을 책 한권으로 실감할 수 있게 됐다. 푸르메재단 백경학 상임이사 외 3명이 지은 ‘장애인 천국을 가다(248쪽,논형,14000원)’에는 독일과 오스트리아, 스위스, 일본의 재활병원과 장애인시설을 돌아본 현장의 기록이 담겨있다.
장애인이 편한 사회, 장애인의 선택이 존중되는 사회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이 책속의 재활병원은 그 개념부터가 다르다. 어린이재활 전문병원, 회복기 전문병동, 교통사고 전문 재활병원...그야말로 ‘전문’재활치료가 이뤄지는 병원이다.
백경학 이사는 “선진국의 재활병원에서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최첨단 맞춤형 치료를 하는 것은 물론, 퇴원 후 생활까지 상담하고 관리한다”고 소개하며 “우리나라에서는 기피대상이 되고 있는 재활병원이 다른 나라에서는 유명병원으로, 또는 지역개발을 주도하는 곳으로 바뀌고 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장애인의 재활수준은 장애인작업장과 직업훈련원에서도 우리나라와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최고의 기술명장이 장애인에게 직접 기술을 전수하고 소비자들은 장애인작업장의 생산품을 앞 다퉈 구매한다. 철저한 품질관리로 세계적인 대기업으로부터 계약을 따내기도 했다. 또 장애인 직원이 편리하게 계산할 수 있도록 모든 빵의 가격을 똑같이 매겨둔 빵집도 있다.
장애인의 다양한 일터가 곧, 장애인의 자립 기반이 돼 주고 있는 것이다.
백 이사는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찾아볼 수 없는 모습들을 보고 왔다. 장애인을 사회에 맞추기보다는 장애인이 기술을 익힐 수 있는 기회를 주고, 능력에 맞는 일자리를 먼저 제공하는 바로 선진 장애인교육의 힘을 느끼고 온 것 같다”며 감탄했다.